“대놓고 차별”…日주점 간 중국인, 칠판 글에 ‘버럭’ 뭐라 썼길래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8. 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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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로 중일갈등 고조
일본 주점서 게시글 놓고 실랑이
일본의 한 가게가 “중국인에게 우리 가게의 식재료는 전부 후쿠시마산입니다. 생맥주 350엔”이라고 적힌 칠판을 걸어 화제가 됐다. [사진출처 = SBS 보도영상 캡처]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서 중국의 반일 감정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본에서 중국인 손님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문구를 내건 가게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9일 엑스(X·구 트위터)에는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한 주점의 외부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

이 주점은 이날 가게 밖에 “중국인에게. 우리 가게의 식재료는 전부 후쿠시마산입니다. 생맥주 350엔”이라고 적힌 칠판을 걸었다.

해당 칠판 사진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되며 널리 확산했다. 이에 일본 네티즌들은 “사장님 응원한다” “힘내라” 등 응원댓글과 함께 별점 5점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인종차별이다”라는 글과 함께 최저점을 남긴 네티즌도 있다.

간판의 문구를 목격한 중국인이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벌어졌다. 중국인 A씨는 “후쿠시마산 재료는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중국인에게’라고 쓰나”라며 항의했다.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점주와 대화한 뒤 “중국인을 향해서 한 말이 아니라 후쿠시마산 재료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가게에 들어오기 전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A씨가 “중국인은 들어오지 말라는 뜻이냐”라고 재차 묻자 경찰은 “후쿠시마산이 싫은 손님은 들어오지 말라는 차원에서 써놨다고 한다”고 주인을 대신해 답변했다. 그러면서 “가게 주인이 어떤 글을 쓰는지는 자유라서 경찰이 막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씨는 “중국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점주에게 내용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모든 재료가 후쿠시마산이라는 게 사실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결국 점주는 경찰의 중재로 “축 우승. 기타구치 하루카”라고 게시 글을 변경했다. 기타구치 하루카는 지난 26일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창던지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다.

해당 주점은 칠판에 명언이나 유머 등을 적어 가게 밖에 내거는걸로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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