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카의 뼈 때리는 혹평과 미소 가득 호평 사이('스우파2')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3. 8. 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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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우파2’, 냉혹한 서바이벌과 좋은 무대 중 무얼 택할까

[엔터미디어=정덕현] "솔직히 별로였어요. 왜냐면 제가 두 분 다 얼마큼 잘 추는지 알아서인 거 같아요. 지금 너무 감정에 휩싸인 상태에서 서로를 비난하는 무빙을 하는데 춤으로 서로 이기겠다고 춘 거 치고는 너무 감정이 많이 앞서 있어서 그들의 기량을 볼 수가 없었어요."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이하 스우파2)>에서 모니카는 원밀리언 리아킴과 딥앤댑 미나명의 댄스 배틀에 대해 뼈 때리는 혹평을 했다.

<스우파>의 시그니처 대결인 '노 리스펙 약자 지목 배틀'에서 이번 시즌2의 메인 이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킨 게 바로 리아킴과 미나명의 대결이었다. 한 때 원밀리언에서 리아킴과 함께 활동하기도 했던 미나명은 시작부터 대놓고 리아킴을 저격하는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원밀리언에서 있을 때 처우가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부터, 거기서 나온 안무들이 과연 리아킴이 한 게 맞느냐는 이야기까지 내놨다.

리아킴이 미나명을 지목해 벌어진 대결은 시작 전부터 과열 양상이었다. 리아킴이 먼저 춤을 출 때 미나명이 노골적으로 앞으로 나서 이를 방해하는 동작을 했고 결국 예기치 않게 몸이 부딪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춤이 방해된 리아킴이 미나명을 손으로 밀자, 두 사람은 마치 진짜 싸우는 것 같은 살벌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진행을 하던 강다니엘이 "돈 터치"라고 외치는 상황까지 만들어졌다.

결과는 미나명의 승리. 하지만 승패가 갈린 후에도 미나명의 도발은 끝나지 않았다. "저는 오늘 다 져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며 패한 리아킴을 자극했다. 그 광경을 보던 심사위원 모니카가 결국 혹평을 쏟아냈다. 지나치게 승패에 집착하다 보니 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솔직히 별로"였다는 것.

이 장면은 <스우파2>가 가진 냉정을 넘어 냉혹한 서바이벌의 색깔을 드러낸다. 시즌1을 통해 쇼적인 요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배틀에 들어가면 치열해지고 그래서 감정까지 생겨나는 모습이 전파를 탄다. 서바이벌이니 어쩔 수 없지만, 모니카가 얘기한 것처럼 시청자들 역시 제대로 된 춤의 무대에 대한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우파2>에는 정반대의 모멘트를 만들어내는 반짝이는 순간들도 있다. 그건 노 리스펙 약자 지목 배틀 끝에 신설된 '에이스 배틀'의 광경이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배틀에 나가서 계속 이겨온 베테랑인 울플러의 베이비슬릭에게 그 누구도 도전장을 내밀지 않은 상황에 원밀리언 에이미가 무대에 등판했고 결국 베이비슬릭이 간단하게 이겨버렸지만 승패가 결정되고 나자 "영광"이었다고 서로의 등을 두드려주는 장면이 그렇다.

또 잼 리퍼블릭의 커스틴이 등판했을 때, 리벤지 매치로 올라온 마네퀸 왁씨와의 대결도 바로 그런 반짝이는 순간들을 만들었다. 도무지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춤과 기세의 대결이 이어졌고 결국 함께 춤을 추는 재대결이 펼쳐졌을 때, 대결이지만 마치 콜라보 무대를 보는 듯한 순간으로 모두를 경악시킨 순간이 그것이다. 다른 크루 멤버들도 심지어 심사위원들까지 모두 기립하게 만든 이 무대에서 결국 왁씨가 완승을 거뒀지만 끝나고 나서는 서로가 끌어안고 "잘했다" 격려해주는 순간까지 완벽했다.

서바이벌이어서 때론 승패에 지나치게 과열되어 감정까지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좋은 무대가 나오지 않는 상황과, 그 순간에도 보는 이들을 경악하고 감동하게 만들 정도의 기적 같은 상황의 교차.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스우파2>가 가진 양면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다음 미션으로 시작된 '계급미션'에서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루키 계급 안무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츠바킬의 레나가 누가 봐도 괜찮은 안무를 가져왔지만, 안무 자체를 제대로 준비해오지 못한 레이디 바운스의 카프리가 채택된 사례가 그렇다. 결국 좋은 안무가 아니라 자신이 소화해 이길 수 있는 안무를 선택함으로써 생겨난 결과로, 역시 서바이벌이 만든 아쉬운 상황이다. 부리더 계급의 안무 채택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마네퀸의 레드릭이 가져온 안무가 잘 준비되어 있었지만 의외로 준비가 별로 안된 잼 리퍼블릭의 라트리스의 안무가 채택됐다. 루키 계급 안무 때와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역시 이 '계급미션'에서도 정반대의 반짝이는 순간들이 공존했다. 리더 계급의 안무 대결에서 베베의 바다가 내놓은 안무가 채택됐는데, 그 안무를 놓고 리더들이 벌인 대결에서는 명장면이 속출했다. 특히 무려 두 번의 재대결을 거쳐 마지막에 붙게 된 바다와 커스틴의 대결은 모두를 소름돋게 만들 정도로 환호하게 만들었다. 결국 바다가 메인 댄서로 선택됐지만 그 후에 두 사람이 보인 애티튜드도 최고였다. 바다는 커스틴을 안아주고 뽀뽀를 해줬고, 커스틴은 "오히려 다행"이라며 "바다의 아이디어와 창작방식을 보고 함께 안무를 하고 싶었다"며 바다가 메인댄서가 돼서 진심으로 기쁘다고 전했다.

모니카의 의미 있는 응원도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 키 큰 댄서 잘 되는 경우 많이 못봤어요. 여자 댄서로서는! 160cm 대의 댄서들을 좋아하고 그 이상의 키 큰 댄서는 사이드로 뺀다거나 메인에 설 수가 없었는데 전 혁명이라고 생각해요." 키가 큰 댄서 바다에 대한 극찬이자 응원이었다. 모니카가 내놓은 뼈 때리는 혹평과 미소가 절로 번지는 응원 사이에 <스우파2>의 양면적인 색깔들이 놓여있다. 과연 이 프로그램은 혹평 대신 응원이 가득한 무대들로 나아갈 수 있을까. 앞으로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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