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수신료 줄어들자...日 NHK “온라인 시청자도 돈 내라”

NHK 실시간 시청 앱. 사진|NHK 홈페이지

일본 공영방송 NHK가 TV가 아니라 온라인으로만 방송을 보는 시청자에게도 수신료를 징수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총무성 전문가 회의인 ‘공영방송 워킹그룹’은 전날 ‘NHK 인터넷 수신료 징수안’ 등이 담긴 보고서를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이나 PC를 보유한 것만으로 비용 부담을 요구하진 않고, NHK를 보기 위해 관련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나 ID와 패스워드 입력, 일정 기간 사용이나 이용 약관 동의 등 적극적인 행위가 있어야만 부담하도록 했다.

현재 NHK는 온라인에서 공중파 프로그램과 똑같은 실시간 시청과 1주일간 방송 후 다시보기를 제공한다. TV 수신 계약자는 무료로 볼 수 있다.

총무성 전문가 회의는 인터넷 업무를 방송과 같은 NHK의 ‘필수 업무’로 격상해 TV가 없는 사람에게도 비용 부담을 조건으로 스마트폰 등에서 온라인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NHK의 인터넷 업무는 현행 방송법상 ‘필수 업무’인 방송을 보완하는 ‘임의 업무’에 해당한다.

회의에 참석한 마쓰모토 다케아키 총무상은 제언에 대해 “신속히 구체적인 제도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 사진|아사히 신문

NHK가 인터넷 업무를 ‘필수 업무’로 지정하고 온라인 시청자에게도 수신료를 징수하려면 방송법 개정이 필요하다.

아사히는 “1950년 방송법 시행 이후 필수 업무를 방송에 한정해 온 NHK가 인터넷 이용 확대에 따라 그 역할을 크게 바꾸게 된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NHK가 인터넷 업무의 필수화를 바란 것은 동영상 플랫폼이나 SNS의 보급으로 미디어의 주 전장이 인터넷으로 옮겨짐에 따라 방송만으로는 ‘NHK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온라인 서비스를 충실히 해 TV가 없는 층에 비용 부담을 요구, 새로운 재원을 확보한다는 것이 NHK 생존의 절대 조건”이라고 했다.

아사히는 “NHK가 숙원인 인터넷 업무의 ‘필수 업무’ 지정이 실현되더라도 인터넷에서 공공적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지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수신료를 내고 인터넷으로 NHK를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TV 수신료 감소세는 세계적 흐름이다. MZ세대의 경우 TV가 아닌 휴대폰과 컴퓨터로 OTT와 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를 즐겨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영방송도 생존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