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직전 출장 간 이종섭 국방장관···민주당 “왜 도망가나”
국민의힘 “국익·정상외교 점검 불가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해외 출장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예결위에 출석할 의지가 있었다면 충분히 조정할 수 있었던 출장 일정”이라며 “왜 도망가나”라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채 상병 사망 사건’ 이첩 번복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 등 국방 현안들에 대한 질의가 이 장관에게 집중될 예정이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이날 예결위에서 “국회 예결위에서는 기관장이 불출석할 때 위원장과 간사 위원에게 불출석 사유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을 때 한해 허용하고 있는데 저는 이종섭 장관의 불출석을 허용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 장관의 출장 일정인) 한국-폴란드 방산 전시회는 9월 5일부터 8일까지”라며 “이 기간에 출장을 추진했다가 국회 일정과 무관한 모종의 이유로 무산되자 그 뒤로는 검토하지 않고 굳이 8월 30일 오늘 이 시간인 11시 비행기로 출국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 예결위에 출석할 의지가 있었다면 그 뒤의 일정도 충분히 고려해보고 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이종섭 장관은 사실상 국민들이 보기에는 도망간 것이고, 대통령에게는 항명한 것”이라며 “한 달 전에 예정돼 있고 확정돼 있는 종합정책질의에 나와서 당당하게 본인의 소신과 윤석열 정부의 소신에 대해서 말씀 주시고 논쟁하는 것이 합당한 도리”라고 말했다. 기 의원은 “(질의에 대신 출석한) 국방부 차관은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이라든지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다섯 분의 독립투사 흉상 이전 등을 포함해서 책임 있는 발언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며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고 논쟁을 비화시킨 분이 이종섭 장관이다. 왜 도망가느냐”라고 말했다.
예결위원장인 서삼석 민주당 의원도 “여기 계신 분들도 다 사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원장이나 양당 간사에 양해를 구하신 국무위원께서도 자리에 앉아계신다”면서 “국회에 와서 응당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으신 분들인데, (이것이) 그 무엇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 장관의 출장이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장관이) 폴란드의 방산 전시회 참석차 가시는데 이것 지난번 대통령님 폴란드 방문 후속 조치의 일환”이라며 “이번에 국방부장관이 엄중한 예결특위에 참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결석을 한 것은 국익과 정상외교 사전 점검을 위한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을 위해 출국을 한 장관을 두고 지금 야당에서 도피를 했다고 몰아가는 것은 불출석한 부분에 대한 유감이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과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이 “이 장관의 출장이 오래전에 약속이 돼 있었던 것이 맞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폴란드가 한국을 자국 전력 증강 정책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긴밀하게 해야 할 상황”이라고 답했다. 한 총리는 “폴란드에서 이 장관의 방산전시회 참석을 강력하게 요청해서 여러 사정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했더니 그럼 사전적으로라도 와서 반드시 폴란드 국방부 장관과 회의를 해달라는 강력한 요청 때문에 불가피하게 차관을 대리 참석시키고 잠깐 출장을 다녀오는 식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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