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복무...공보의가 사라진다

2023. 8. 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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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건의사(공보의)들이 사라지고 있다.

일반 현역병 처우가 크게 개선되면서 의사 면허증 소지자들이 굳이 장기간 복무해야 하는 공보의를 외면하는 탓이다.

월급 차는 크게 줄어든 반면, 공보의 복무기간은 일반 현역병의 2배다.

일반 현역병은 18개월, 공보의는 36개월을 복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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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무기간 3년·임금 매력도 급감
2008년 1962명→작년 1048명 ↓
현역병 대비 낮은 처우개선 시급
최근 의사 면허증 소지자들이 3년을 복무해야 하는 전공의 대신 일반 현역병 입대를 선택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공중보건의사(공보의)들이 사라지고 있다. 일반 현역병 처우가 크게 개선되면서 의사 면허증 소지자들이 굳이 장기간 복무해야 하는 공보의를 외면하는 탓이다.

공보의가 줄어들면서 그 여파는 농·어촌 의료공백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월급이나 복무기간 등 공보의 처우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신규 공보의 수는 2008년 1962명에서 지난해 1048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치과 의사, 한의사 등을 제외한 의사 수가 1278명에서 511명으로 줄었다.

공보의는 주로 보건소나 보건지소 등에 배치된다. 공보의 수가 줄면서 공보의가 없는 보건지소도 크게 늘고 있다.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실에 따르면 공보의 배치 대상 보건지소 1217곳 중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보건지소는 340곳(올해 5월 기준·치과, 한의사 제외)에 달했다.

보건소나 보건지소는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농·어촌 지역에 특히 절실하다. 하지만 공보의가 줄면서 의료공백이 커지고, 기존 의료인력에 더 업무가 가중되는 악순환에 직면하고 있다.

공보의는 의사 면허를 취득한 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어왔다. 공보의는 보통 일반의, 병원 인턴, 전문의 등으로, 중위부터 대위까지 장교 대우를 받는다.

일반 현역병보다 급여도 높다. 통상 공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의는 월급 200만원에 지방자치단체 진료장려금(약 90만원) 등까지 월 300만원 가량 지급된다. 각종 공제 금액을 제외하면 실수령액은 월 260만~270만원 가량이다.

과거엔 이 월급 자체도 유인책으로 작용했지만, 최근엔 일반 현역병 월급도 크게 상승하면서 격차가 줄었다. 국방부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일준비지원금을 포함해 병장이 내년부터 받는 월급은 월 165만원이다.

월급 차는 크게 줄어든 반면, 공보의 복무기간은 일반 현역병의 2배다. 일반 현역병은 18개월, 공보의는 36개월을 복무해야 한다.

복무기간이 길면서 월급 차도 크지 않다보니 차라리 일반 현역병으로 일찍 제대해 의료기관에서 일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병사의 군복무 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공보의로 3년(훈련기간 별도) 동안 박봉을 받고 허비하느니 1년 6개월 만에 제대하고 의사로서 커리어를 쌓는 것이 이득이라는 인식이 많다”고 귀띔했다.

실제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가 올해 의대생, 전공의, 공보의 등 21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복수 응답 포함)에서 ‘현역 복무 이행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이는 73.1%에 달했다. ‘공보의 및 군의관 등에 지원할 의향이 줄어드는 이유’로는 장기간 복무에 대한 부담(97.1%), 급여 등 개선되지 않는 처우(67.9%)가 꼽혔다.

신정환 대공협 회장은 “설문조사 결과 현역병으로 가는 이유 중 압도적인 첫 번째는 복무기간, 두 번째는 급여 등이었다”며 “공보의 지원 대상자가 훈련기간을 더한 36개월 이상 복무에 대한 부담감, 현역병 처우 개선으로 인한 급여 부족 등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고재우 기자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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