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대결이 승부” vs “AG 변수 중요”···쫓기는 LG와 쫓아가는 KT의 다른 시선

김은진 기자 2023. 8. 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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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KT 감독



이강철 KT 감독은 9월 이후의 승부를 두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해왔다. 주목하는 것은 아시안게임 변수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기간 각 팀은 핵심 선수들을 차출시킨 채 경기를 치러야 한다. 현재 계획으로는 대표팀 최종엔트리에 포함되는 선수는 9월22일까지만 소속팀에서 경기한다. 각 팀은 보름 이상 이 선수들 없이 경기해야 한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29일 ‘1위 추격’에 대한 이야기에도 “재미있어질 것 같다”고 했다. “보는 사람들은 재미있고 우리는 피 말리는 승부가 될 것이다. 아시안게임 변수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강철 감독의 시선은 9월말 이후 아시안게임으로 인한 주전 공백을 어떻게 매워 승수를 쌓아가느냐에 지속적으로 맞춰져 있다.

KT가 지난 28일 주말 롯데 3연전을 모두 이기고 LG가 NC 3연전을 모두 지면서 1위 LG와 2위 KT 사이가 4.5경기 차로 좁혀졌다. LG의 독주 분위기가 살짝 가라앉아 선두 싸움까지도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다. 양 팀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이강철 감독은 승부처를 한참 뒤로 보는 분위기다. KT에서는 아시안게임에 박영현과 강백호가 나간다. 현재 강백호 없이 경기하고 있는 KT는 박영현의 공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사실상 박영현과 김재윤만으로 필승계투조를 꾸렸고, 최근 연패 없이 연승만 하면서 그 의존도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LG 역시 마무리 고우석과 중간계투 정우영, 3루수 문보경이 아시안게임에 나간다. 타선과 수비에서 큰 활약하는 문보경과 함께 무엇보다 시즌 말미의 마무리의 부재를 LG가 어떻게 채워갈지는 대단히 큰 변수다.

이강철 감독이 1위 추격을 놓고 한 달 뒤의 아시안게임 변수까지 언급한 것은 갈 길이 멀다는 뜻,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10위에서 2위까지 올라온 이강철 감독은 “개막 전에도 우리보고 당연히 올라올 거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반드시 잡는 운용으로 경기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보이기 시작했다.

염경엽 LG 감독



염경엽 LG 감독도 “아마 시즌 끝날 때까지 (안심하지 못하고) 가야 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의 중요한 승부처로는 다음주를 지목한다. 염경엽 감독은 “이렇게 된 이상 KT와 6경기가 승부처가 된다. 바로 다음주부터 승부”라고 했다.

LG와 KT는 9월 5~7일 수원에서 3연전을 갖는다. 올시즌 10경기를 치러 5승5패로 팽팽한 채 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결국 이 6번의 맞대결이 1위 싸움을 가를테고 그 중 KT가 쫓아오기 시작한 상태에서 만나는 첫 3경기를 승부처로 보고 있다.

LG는 줄곧 여유있게 앞서다가 최근 악재가 몰린 분위기다. 이상하게 경기가 꼬이면서 석 달 만에 3연전 스윕패를 당했고 외국인 에이스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무서운 상승세의 KT에게 4.5경기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지켜야 하는 LG 입장에서는 여기서 격차를 다시 벌리느냐 더 좁혀지느냐를 가장 중요한 승부처로 볼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 여기서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보니 그 결과에 따라 선수단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초반에는 그냥 열심히 달려온 거고 이제부터가 승부”라고 말했다. 1위 싸움은 새롭게 시작됐고,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시선은 많이 다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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