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그림자 금융’ 위기 확산하나…중룽 대주주 징웨이 상폐 추진
올해 7조원 넘는 고수익 상품 만기
중은 “일부 지방 특수법인 디폴트”
2조9000억달러(3880조원)에 달하는 중국 ‘그림자 금융’ 관련 위기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하면서도 은행과 같은 엄격한 규제는 받지 않는 금융 상품과 금융 영역을 뜻한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 부동산신탁회사 중룽국제신탁의 대주주 징웨이 섬유기계(이하 징웨이)가 자발적 상장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징웨이 측은 전날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며 선전 증권거래소 상장을 폐지할 계획이며 재상장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는 “시장의 변화”를 언급하면서 소액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최근 징웨이 주가는 지난 2월 고점 대비 약 30% 내려앉았다. 상장폐지 투표를 둘러싼 임시 주주총회는 다음달 15일 열릴 예정이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블룸버그는 “중앙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으로는 이례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징웨이는 중룽국제신탁의 지분 37.5%를 가진 최대 주주다. 징웨이는 이번 결정을 밝히며 중룽국제신탁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그림자 금융발 위기에 엮여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리엔트 캐피털 리서치의 앤드루 콜리어 이사는 “상장 기업은 국제적으로 감시받고 있기 때문에 운영이 실패할 경우 (본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번 상장 폐지는 중룽국제신탁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산관리회사 중즈그룹의 관계사이자 그림자 금융의 대표 업체 중룽국제신탁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신탁상품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자금난에 처했다. 중룽국제신탁은 부유층과 기업 고객의 저축을 모아 부동산, 주식, 채권 상품에 투자하는 회사다. 2조9000억달러(약 3880조원) 규모의 중국 신탁산업에서 가장 큰 회사로 꼽힌다.
중릉국제신탁을 둘러싼 위기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제공업체 유즈 트러스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270개의 고수익 상품(395억위안·약 7조1600억원 규모)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신탁산업의 손실이 380억달러(약 50조2000억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중국의 4대 국유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뱅크 오브 차이나)은 이날 일부 지방정부의 자금조달용 특수법인에 채무불이행(디폴트)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국은행은 이날 실적 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지방정부의 자금조달용 특수법인인 LGFV에서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했으며 자사 자산의 질이 악화했다고 밝혔다. 중국은행은 다만 자사의 LGFV 사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위험은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지방정부는 특정 인프라 시설을 건설할 때 LGFV로 불리는 특수 법인을 만든 뒤 그 법인이 채권을 발행하는 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곤 한다. 실제로는 지방정부가 조달한 돈이지만 공식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아 중앙정부의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이로 인한 음성 부채는 중국 경제의 ‘숨은 뇌관’으로 지목된다.
지난 2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내 LGFV 조달 자금이 2019년 40조 위안(약 7183조원)에서 2022년 말 66조 위안(약 1경1852조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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