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홍범도 장군 논란'에 어색하게 거리두는 대통령실

시작은 지난해 국정감사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처음으로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육군사관학교 내에 있어야 되겠느냐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홍범도 장군의 소련공산당 입당 전력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런 사람의 흉상이 육사 안에 있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관련 단체들과 후손들이 반발했고, 정치권으로도 번졌습니다.
 

왜 중요한데?

이 흉상이 이 자리에 세워진 건 지난 정부 때입니다. 2018년 3월 1일 우리 군 장병이 훈련으로 사용한 실탄의 탄피 300㎏을 녹여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5명의 흉상을 제작해 육사 안에 세운 것입니다. 당장 문재인 전 대통령이 SNS 메시지를 통해 입장을 냈습니다. 우리 국군의 뿌리가 대한독립군과 광복군에 있음을 부정하는 것이냐며 흉상을 그 자리에 두라고 촉구했습니다.

여권에서도 "항일 독립전쟁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씌워 퇴출시키려는 건 역사에 반하는 일이다"(홍준표 대구시장), "윤석열 정권의 이념 과잉이 도를 넘고 있다"(유승민 전 의원)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에게 모욕을 주어서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논란은 하루속히 접는 것이 좋다"며 백지화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의 입장도 쉽게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 독립운동가 5명 가운데 다른 4명의 흉상은 그대로 두더라도 홍범도 장군의 흉상만큼은 그 자리에 둘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필요하면 잠수함 '홍범도함'의 함명도 변경하겠다며 노골적으로 '홍범도 지우기'에 나설 셈입니다.
 

좀 더 설명하면

결국은 이념 문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 이념, 바로 그 문제입니다. 이념을 얘기하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시간이 갈수록 보다 더 분명해지고, 반대를 향한 비판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정유미 기자 yum4u@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