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수 살해한 중국인 유학생, 13년전 언론 소개된 ‘수재’였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 캠퍼스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교수를 총격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 총격 사건으로 캠퍼스 내에는 한때 수업이 중단되고 캠퍼스 전체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중국인 유학생은 13년전 대학입학전국 시험에서 고득점을 올려 현지 언론에도 소개됐던 인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2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총격 사건은 전날 오후 1시쯤 발생했다. 사건 발생 직후 피의자 신분이 아시아계 남성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었다. 캠퍼스에는 긴급히 대피령이 내려졌고, 모든 수업이 휴강에 들어갔다. 소셜미디어에는 학생들이 혹시 모를 총격을 피하기 위해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조사 결과 피의자는 중국인 대학원생 치 타이레이(34)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는 캠퍼스 응용 물리과학과 옌 쯔제 조교수였다. 치는 옌 교수 연구실에 소속된 3명의 학생 중 1명이였으며, 최소 2건의 논문에 옌 교수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옌 교수는 2019년부터 응용 물리학과 조교수로 재직했으며, 치는 2022년 연구실에 합류했다.
다만 치의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치의 국선 변호인은 언론 인터뷰에도 일절 응하지 않았다.
치는 교내 총기 소지 및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현재 보석금 없이 구금된 상태며, 오는 9월 18일 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노스캐롤리아나대 채플힐 캠퍼스의 브라이언 제임스 경찰서장은 “피의자와 피해자가 서로를 알고 있었고, 피의자는 직접 총격을 가한 뒤 연구소를 떠났다”면서도 “아직 동기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이어 “치는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 약 90분만에 체포됐지만, 아직 범행에 사용된 총이 회수되지 않았다”며 “총기 구매가 합법적으로 이뤄졌는지, 불법적으로 이뤄졌는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치는 2010년 대학입학전국 시험에서 고득점을 올려 현지 언론에 소개됐다. 당시 매체는 치가 가난한 환경에서도 750점 만점 중 624점을 받았다고 조명했다. 고득점으로 중국 내 5위 안에 드는 우한대에 입학했지만, 형편이 어려워 부모님이 등록금 걱정을 하는 내용도 나왔다. 치의 부모는 인터뷰에서 “다리와 발이 좋지 않아서 힘든 일을 전혀 못하는데, 치와 동생의 도움으로 농사일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한달에 주는 200위안(약 3만6000원) 용돈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며 치를 칭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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