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이름' 댄 음주운전자, 지문 조회까지…강간·사기 수배자였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A씨가 허위 주민등록번호를 말해 조회가 되지 않는 모습. /사진=대전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술에 취해 상가 주차장 입구를 막은 채 운전석에서 잠든 남성이 강간, 사기 사건의 수배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대전 유성경찰서는 지난 11일 오전 0시21분쯤 유성구의 한 상가 주차장 입구를 막은 차 안에서 운전자가 자고 있다는 112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량에서 자고 있던 남성 50대 A씨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붙잡았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7%로 면허 취소 상태였다.

경찰은 A씨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려 했지만 확인이 되지 않았다. A씨는 주민번호를 묻는 질문에 신분증이 차에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또 차량 명의와 휴대폰에 등록된 프로필도 자기 것이 아니었다.

그를 의심한 경찰이 "면허 없으시냐"고 묻자 A씨는 "있다"고 답했다. 다만 "수배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했다.

경찰은 도주 우려가 높다고 판단해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지구대에서도 계속 허위 인적 사항을 언급하고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경찰이 지문을 이용해 신원조회에 나서자 끝내 A씨는 인적 사항을 밝혔다. 조회 결과 사기, 강간 등 11건의 죄목으로 수배된 데다 횡령 혐의로 이미 구속영장까지 발부된 상태였다.

A씨는 수배자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계속 거짓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의 신병을 검찰로 인계하고 음주운전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