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장애인 남성과 성관계한 우간다 20대 남성 사형 위기
동성애가 불법인 동아프리카 우간다에서 40대 남성과 성관계를 한 20대 남성이 사형 위기에 처했다. 우간다가 그간 국제사회 비판을 받았던 동성애 처벌법을 실제로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우간다 검찰은 지난 18일(현지시각) 20세 남성을 악질적인 동성애 혐의로 기소했다. 이 남성은 41세 장애인 남성과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우간다는 지난 5월 성소수자 처벌을 대폭 강화한 동성애 반대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미성년자, 장애인, 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HIV) 감염자와의 동성 성행위에 대해 악질적인 동성애로 규정해 최대 사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성애 반대법으로 기소된 피의자는 4명이지만, 가중 처벌 대상이 된 사례는 이번 피의자가 처음이라고 한다. 그는 현재 구금된 상태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피의자 변호인은 법정에서 동성애 반대법의 위헌성을 쟁점으로 다툴 예정이다.
국제 사회에서도 우간다의 동성애 반대법을 규탄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된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보편적인 인권의 비극적 위반”이라며 “누구도 평생 두려움에 살거나 폭력과 차별을 겪어선 안 된다. 이 법의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는 세계인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은행(WB)도 이달초 성소수자 처벌 강화법을 제정한 우간다에 대한 신규 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에서 동성애를 처벌하는 곳은 우간다만이 아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아프리카 54개 국가 중 30개가 넘는 나라에서 동성애를 범죄로 간주한다.
한편 우간다는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20년간 사형을 집행하지는 않았다. 다만 37년간 우간다를 통치 중인 요웨리 무세베니(79) 대통령은 2018년 범죄 근절을 위해 사형 집행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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