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편식’ 없는 건강 베테랑…LG 불펜에 ‘유틸리티’ 김진성이 있다
프로야구 LG는 올시즌 투수 엔트리 변동이 비교적 잦았다. 우선은 국내 선발진에 부침에 많았다. 여기에 시즌 초반을 재활로 보낸 마무리 고우석을 비롯해 불펜투수들이 엔트리를 들락거리는 일이 많았다. 유영찬, 박명근 등 새로운 불펜 자원들이 1군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관리 차원의 이동도 있었다.
변화가 하나의 흐름이 된 올해 LG 불펜에서 건강과 성실함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킨 투수는 ‘초베테랑’이었다. 1985년생 불펜투수 김진성이다.
김진성은 개막과 함께 팀에 합류한 뒤 한 번도 1군을 떠나지 않았다. 김진성은 29일 현재 58경기에 출전해 KBO리그 전체 투수 가운데 박영현(KT·59경기)에 이어 등판 경기수가 2번째로 많다. 그러나 등판 이닝은 51.1이닝으로 전체 10위. 그저 이닝을 소화하는 역할보다는 승부처에서 맞춤형 등판을 많이 했다는 증표다.
김진성은 2승1패 13홀드 평균자책 2.63을 기록 중이다. 그보다 자랑할 만한 것은 세부 지표들이다. 김진성은 올시즌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7로 특급 수준이다. LG에서는 함덕주와 함께 ‘유이하게’ WHIP 1.00 안쪽의 수치를 찍고 있다. 여기에 피안타율 0.184, 피OPS 0.572로 여러 지표가 두루 빼어나다.
‘불펜 왕국’에서도 김진성의 위상이 도드라진 또 하나의 이유는, 김진성이 우완투수이면서도 ‘좌완 스페셜리스트’ 역할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성은 좌우타자 피안타율이 0.184로 똑같다. 또 좌타자 상대 피OPS가 0.526으로 우타자 상대 피OPS 0.619보다 확연하게 좋다. 어떤 팀 ‘좌완 스페셜리스트’와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다.
김진성이 좌타자에 강한 것은 우연은 아니다. 김진성은 우완 정통파투수지만 좌투수와 흡사한 궤적의 공을 던진다.
김경태 LG 투수코치는 “김진성은 투수판 1루쪽 끝을 밟고 던진다. 또 우완투수지만 정통파로 팔 각도가 (머리에 가깝게) 서 있는 데다 릴리스 포인트가 높은 곳에서 형성된다”며 “왼손타자 시야로는 몸 가까운 곳에서 홈플레이트를 향해 날아오는 궤적이 보통 우완투수들과 상대할 때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김진성은 LG 불펜에서는 그야말로 ‘유틸리티’로 등판하고 있다. 근소한 우세와 열세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등판하고 있는 데다 좌타자 ‘사냥꾼’으로도 활약 중이다. 함덕주가 피로 관리를 위해 열흘간 자리를 비운 지난 29일 이후 9월초까지 이어지는 레이스에서는 역할이 더욱더 도드라질 전망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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