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숙소' 배정해놓고…군 윗선은 "이해해 달라"

이재승 기자 2023. 8. 3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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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곰팡이 가득한 숙소에서 생활하게 된 군 초급 간부 이야기입니다.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곰팡이로 가득한데요, 천장부터 바닥까지 시커멓게 뒤덮여 있습니다.

잠을 자야 하는 침대 옆 벽지를 보실까요. 저기에도 곰팡이가 가득 피어올랐고, 숙소 집기와 화장실 바닥은 망가져 있습니다.

[앵커]

아니 곰팡이가 낀 환경만 놓고 보면 정말 폐가보다도 더 안 좋지 않나 싶은데요.

[기자]

저런 집에선 잠시만 있어도 몸이 아플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앵커]

앞서 군대에서 제공한 숙소라고 했는데, 어떤 곳입니까?

[기자]

전남 장성군에서 지난 7일부터 3주간 육군 합숙 훈련이 진행됐는데요, 당시에 대위 300여 명 중 일부가 배정받은 숙소의 모습입니다.

훈련 전 숙소 상태를 알게 된 장교들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윗선에선 이해해달라고만 했습니다.

[A장교 : 훈련 가는데도 하루 종일 청소만 하고 있어야 되니까…좀 힘들었죠.]

[앵커]

아니 이해해 달라고 하기엔 너무 심한데요.

[기자]

이에 대해 육군 측은 "해당 시설은 30년 전에 지어진 건물로, 단기 훈련파견 등의 경우 임시로 사용되고 있다"며 "순차적으로 국방부 등과 리모델링 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정부가 장병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위해 내년도 사병 월급을 크게 올렸잖아요.

그런데 사병에 비해 오히려 초급 간부들의 처우 개선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죠?

[기자]

네, 내년도 병장 월급을 27% 올리기로 했는데, 초급간부는 2.5% 인상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초급 간부 2명이 함께 머무는 독신자 숙소의 모습인데요, 두 사람이 간신이 발을 뻗을 수 있고, 작은 소형 냉장고 하나 달랑 있는 모습입니다. 이 사진을 공개한 초급간부는 "처우가 비참하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앵커]

나라 지키는 귀중한 일을 하는데, 이런 열악한 대우가 맞나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내년엔 상황이 조금 더 나아질 거라고요?

[기자]

지금까지는 3년 이상만 복무한 군인만 주택수당을 지급받았는데, 앞으로는 3년 이하 초급 간부에게도 혜택을 준다고 하니까 상황은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또, 장병 8명에서 열 명이 쓰는 병영생활관, 예전엔 내무반이라고 했는에 이곳을 2인부터 4인까지 쓸 수 있게 개선하는 작업을 지속하고요, 간부의 경우 1인 1실 확보를 위해 공사 기간이 짧은 '모듈러형 숙소'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내용이 내년도 국방예산안에 담겼습니다.

[앵커]

네, 아무리 그래도 앞서 보여드렸던 곰팡이 가득 낀 숙소는 정말 아니지 싶습니다. 앞으로 얼른 개선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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