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 우리 동네 스포츠 선진화를 위한 '지역스포츠발전지수'

남상우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2023. 8. 3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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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는 매년 기초자치단체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지자체의 생산성을 측정해 발표한다.

지역민의 건강과 사회자본, 삶의 만족감, 나아가 일상의 재미를 책임져주는 스포츠와 관련해선 왜 이런 지수가 없을까? 기초지자체 중심으로 스포츠 관련 인프라를 향한 인식 제고, 투자 촉진, 정책 수립을 유도하려면,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이런 평가 체계가 스포츠 분야에도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가칭 '지역스포츠발전지수' 혹은 '지역스포츠생태계지수'로 명명된 평가 시스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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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우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행정안전부는 매년 기초자치단체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지자체의 생산성을 측정해 발표한다. '지자체 생산성대상'이다. 2010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행해진다. 2022년의 경우, 전체 229개 기초지자체 중 152개가 신청, 그 중 서울시 종로구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크게 두 가지를 측정한다. '지자체 경쟁력'과 '삶의 질'. 지자체 경쟁력 영역은 인구관리 역량과 지역경제 역량, 행재정 역량이 어떠한지를 묻는다. 돌봄, 복지, 안전, 건강, 교육, 문화 분야의 지표를 가지고 이루어지는 평가가 지역민의 삶의 질을 말해준다.

'한국지방자치경쟁력지수(KLCI)'라는 것도 있다.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매년 전국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27년간 평가해온 지수다. 지자체 경영자원, 경영활동, 경영성과 세 부분을 종합평가한다. 229개 시·군·구 경쟁력이 한 번에 비교된다. 어느 지자체가 우수한가? 어디가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가? 이 단순하지만 중요한 질문에 답을 준다. 2022년 이 지수에서 종합경쟁력 1위를 차지한 곳이 대전 유성구다. 이러한 데이터는 어떤 시군구에 어떤 정책이 필요할지, 어떤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지 가늠하도록 도와준다. 지역민들에겐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현재 어떤 수준인지도 알려준다.

'사회안전지수(KSI)'도 주목해보자. 전국 기초지자체 184개를 대상으로 경제활동, 건강보건, 주거환경, 생활안전 영역 중심으로 점수를 매겨 순위를 발표하는 조사다. 한 마디로 '한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동네는 어디인가?'를 알려준다. 1위부터 10까지 모두 서울과 경기도가 차지했고,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세종시가 2위에 들었다. 매년 실행되는 이런 종류의 조사에 지자체장들이 꽤 많은 신경을 쓴다. 자기 지역의 현재 상황을 말해줄 뿐 아니라, 향후 재선을 위한 지역민의 평가 준거로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들 지수 내에 포함된 지표들은 지자체의 정책적 투자 우선순위에 들기 마련이다.

문득 궁금해진다. 지역민의 건강과 사회자본, 삶의 만족감, 나아가 일상의 재미를 책임져주는 스포츠와 관련해선 왜 이런 지수가 없을까? 기초지자체 중심으로 스포츠 관련 인프라를 향한 인식 제고, 투자 촉진, 정책 수립을 유도하려면,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이런 평가 체계가 스포츠 분야에도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가칭 '지역스포츠발전지수' 혹은 '지역스포츠생태계지수'로 명명된 평가 시스템 말이다. 그러한 지표가 구성되어 정부 차원에서 실행되어야, 스포츠 관련 인프라를 향한 기존의 주먹구구식 접근을 넘어, 지역민 맞춤형 스포츠 환경 구축 쪽으로 지자체의 주의를 끌 수 있지 않을까? 나아가 지역 간 발생하는 스포츠 인프라 격차도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이 가능하지 않을까?

'지역스포츠발전지수'가 가능하다면 여기에 포함될 지표는 분명하다. 스포츠 관련 자원(스포츠 예산이나 인력, 시설 등), 스포츠 거버넌스 현황(발전계획 및 조례, 협의체 운영), 생활스포츠 활성화 지표(클럽, 프로그램 및 바우처, 참여율, 코칭 등), 전문스포츠 활성화 지표(선수 수, 지도자, 코칭 프로그램, 산업 진흥 등)가 포함되어야 한다. 뿐인가? 몇 개의 시군구가 참여할지 모르겠으나, 이런 지표 중심의 평가 후에는 반드시 그 결과가 지방언론 및 중앙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어야 한다. "우리가 사는 동네는 전국에서 스포츠하기 편한 곳 몇 위입니다." 이게 전국적으로 비교되고 홍보됨으로써 지역민 머릿속에 '우리 동네 스포츠'란 인식이 자리 잡게 만들어야 한다. 지역민이 인지할 때, 지자체장 역시 이에 대해 민감해지고, 비로소 스포츠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의 공적 재정이 조금이라도 스포츠 쪽에 투자될 여지가 마련될 수 있다. 삶을 윤택하게 할 생산적 복지로서의 스포츠가 정책적 우선순위 안에 들어오게 하는 일. 바로 '지역스포츠발전지수'에서 시작할 수 있다. 남상우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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