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홍범도 흉상 논란’은 친일 대통령의 독립운동가 공격…승부는 뻔하다”

김동환 2023. 8. 3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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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친일 대통령의 독립운동가 공격'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정부를 맹비난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정부 여당이 왜 이 시점에서 이슈를 꺼낸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지 진행자 질문을 받고 "친일 대통령이 홍범도라는 독립운동가를 공격하는 싸움"이라는 말로 우선 논란의 본질을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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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라디오서 “‘매카시즘’으로 이념 싸움 하는 것”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앞줄 가운데)이 지난 29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앞에서 열린 국방부의 항일 독립전쟁 영웅들의 흉상 철거 계획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친일 대통령의 독립운동가 공격’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정부를 맹비난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정부 여당이 왜 이 시점에서 이슈를 꺼낸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지 진행자 질문을 받고 “친일 대통령이 홍범도라는 독립운동가를 공격하는 싸움”이라는 말로 우선 논란의 본질을 정의했다. 이어 “친일 대통령이 이기겠나, 독립운동가가 이기겠나”라며 “승부는 뻔하게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논란 후 제기된 비판 여론에 정부와 국민의힘이 고개 숙일 거라는 주장으로 비친다.

안 의원은 “그런데도 불구하고 현재 정권 차원에서 이 논란을 (유발) 하는 건 제가 볼 때는 할 일이 참 없는 것 같다”며 “철 지난 냉전 이데올로기를 꺼내 이제 ‘매카시즘’으로 이념 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50년대 미국을 휩쓴 반(反)공산주의를 말하며, 반공주의 성향이 강한 집단이 정치적 반대자나 집단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하는 태도를 뜻한다. 미국 상원의원 매카시가 국무부의 진보적 인사를 공산주의자로 규정한 발언을 한 데서 ‘매카시즘’이라는 단어가 유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간부위원과의 통일대화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 같은 분위기에 함께할 수도 있겠지만 전부가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도 내다봤다. 그는 “35%의 지지자 중에서도 합리적 보수는 동의하지 않을 것 같다”며 “아직도 긴가민가하는 중도층의 기대가 완전히 접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이 정말로 철거되면 국민의 자존심을 유린하게 될 거라면서다.

안 의원은 자신의 ‘친일 대통령’ 표현 이유를 진행자가 묻자 “8.15 경축사나 3.1절 기념사 등을 일본어 번역기로 돌리면 일본 총리나 정부 대변인의 일본 입장을 그대로 말씀하시는 것 같지 않느냐”면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에 대한 정부 태도도 이와 비슷하게 국민이 받아들인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과거 남로당 활동을 했던 박정희 대통령이 지금 현충원에 묻혀있지 않느냐”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으로 의정활동 중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까지 들어가며 현 정부가 ‘자기 모순’의 정치를 이어간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9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홍범도 장군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대전=뉴시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29일 국방부와 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방침에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를 포함해 지금까지 이 문제와 관련해 본인 생각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이 사안을 언급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특정 입장을 밝히면 그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당연히 어떤 문제가 이슈가 되고, 어떻게 전개가 됐다는 정도는 파악하고 있는 게 당연하다”며 “그 논의가 자연스럽게 가거나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방향에서 조금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일부러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범도 장군의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논란 등을 이유로 흉상 이전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해 ‘국방부와 육사가 잘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실은 이번 일에 관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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