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자녀들’ 주식자산 비중 늘어… 경영 승계 가속화

박성우 기자 2023. 8. 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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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집단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 자산 중 자녀 세대의 자산 비중이 50%를 넘는 기업이 22개로 조사됐다. 사실상 승계 작업이 끝났다는 의미다. 반면, 현대백화점, 네이버, 셀트리온, 코오롱, 이랜드, 교보생명 등 6개 대기업 집단은 그룹 총수 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100%였다.

3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총수 일가 주식자산 중 자녀 세대의 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대기업집단은 총 22개로 집계됐다. 이는 약 10년 전인 2013년 말(12개)보다 10개 늘어난 수치다.

/CEO스코어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지정 대기업집단 81개 가운데 비교 가능한 56개 집단을 대상으로 총수 일가 주식자산 승계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롯데, 한솔, DL, 한국타이어 등 4개 그룹은 자녀 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100%였다. 50%를 넘는 곳은 ▲태영(98.4%) ▲DN(92.0%) ▲두산(83.7%) ▲LG(82.4%) ▲호반건설(77.9%) ▲한진(77.8%) ▲효성(74.7%) ▲삼성(74.4%) ▲한화(74.4%) ▲동원(73.8%) ▲금호석유화학(72.8%) ▲신세계(67.5%) ▲장금상선(64.2%) ▲DB(61.0%) ▲엠디엠(60.2%) ▲세아(51.8%) ▲LX(50.6%) ▲현대차(50.5%) 등 18곳이다.

2013년과 비교하면 DL, DN, 엘지, 한진, 삼성, 한화, 신세계, 장금상선, 엠디엠, LX, 현대차 등 11곳이 50% 이상에 새롭게 추가됐다. 같은 기간 영풍은 자녀 세대 지분 비중이 50.7%에서 48.0%로 줄었다.

10년 새 자녀 세대 주식자산 상승 폭이 가장 큰 곳은 DL로 58.1%포인트(p)가 늘었다. 이어 엠디엠(56.8%P↑), 엘지(56.5%P↑), 삼성(52.2%P↑), 한진(51.6%P↑)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의 자녀 세대 승계는 크게 ▲상속·증여 ▲공익재단 설립 ▲자녀 세대 기업가치 올리기 등의 방식으로 이뤄졌다.

상속을 통한 자산승계의 대표적 사례는, 자녀 세대 주식자산 비중 증가율 3~5위를 차지한 LG(56.5%P↑)와 삼성(52.2%P↑), 한진(51.6%P↑)이다. 지난 7월 말 현재 이들 기업의 자녀 세대 주식자산 비중은 LG 82.4%, 삼성 74.4%, 한진 77.8%다.

LG는 2018년 구본무 회장 별세 후에 세 자녀(구광모·연경·연수)에게 지분이 상속됐다. 삼성은 2020년 이건희 회장 별세 후 배우자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세 자녀(이재용·부진·서현)에게 상속이 이뤄졌다. 한진은 2019년 조양호 회장 별세 후 배우자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세 자녀(조원태·승연·현민)에게 지분이 각각 상속됐다.

공익재단을 통한 승계의 대표적 사례는 DL이다. DL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이준용 명예회장이 대림(옛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42.65%와 2018년 대림씨엔에스 주식 2.31%를 재단에 기부하면서 자녀 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8.1%P 상승했다.

DL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기업인 대림의 최대 주주는 이준용 명예회장의 아들인 이해욱 회장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대림의 지분율은 올해 7월 말 기준 52.3%다. 또 이 회장 외에 대림문화재단(6.2%), 대림학원(2.7%),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0.6%) 등이 대림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 재단은 과거 이 명예회장이 보유 주식을 기부했던 곳들이다.

엠디엠은 자녀 세대 보유기업의 가치를 높여 승계를 완성한 경우다. 엠디엠은 지난 10년 새 총수 일가 자녀 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6.8%P나 상승했다. 이는 문주현 회장의 두 자녀(문현정·초연)가 지분 95.24%를 보유한 엠디엠플러스의 기업 규모(자본총액)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편, 부모 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100%인 그룹은 현대백화점, 네이버, 셀트리온, 코오롱, 이랜드, 교보생명 등 6곳이다. 현대백화점은 2013년 말 승계가 이미 끝나,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부모 세대로 분류됐다. 교보생명보험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신 회장의 누나(신경애·영애)만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셀트리온, 이랜드는 창업 세대가 지분을 모두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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