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때 사라진 ‘백선엽 웹툰’, 육사가 5년 만에 다시 올린 이유는?

육군 “흉상 설치 등 현안과 무관”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고(故) 백선엽 장군의 웹툰이 5년 만에 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에 다시 게재 것으로 파악됐다. ⓒ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 캡처본

육군사관학교(육사)가 지난 2018년 홈페이지에서 내렸던 고(故) 백선엽 장군의 웹툰을 7월 말 다시 복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 일각에선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을 공산주의자로 규정하고 '백선엽 띄우기'에 나선 정부의 기조에 육사가 발을 맞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 '육사 웹툰'에는 지난 7월25일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라는 제목의 백 장군의 이야기를 담은 웹툰이 게재됐다. 이날은 국가보훈부가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를 삭제한 다음 날이기도 하다.

해당 웹툰은 육사 학술정보원에서 백 장군의 6.25 전쟁 회고록 《군과 나》를 바탕으로 제작한 웹툰이다. 2016년에 4개월간 30회에 걸쳐 육사 홈페이지에 연재됐다. 해당 웹툰은 인트라넷 포털에 연재한 당시 조회수 70만 회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웹툰은 앞서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홈페이지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당시 육사 측은 "후속하는 다른 웹툰을 게재해야 하는데 홈페이지 구성과 배치 서버 용량 등의 문제가 있어 삭제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후 약 5년5개월 만에 육사 홈페이지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바뀐 정권의 기조에 따라 육사가 발맞추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백 장군의 6·25 전쟁 영웅 면모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군이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군사관학교에서 철거하고 백선엽 장군의 흉상을 대신 세우려 한다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이에 육군은 29일 입장문을 통해 "홈페이지 서버 용량 증가 및 개선 과정 등을 거쳐 지난 7월 과거 제작된 웹툰을 다시 게재했다"며 "이번 웹툰 재탑재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백선엽 장군 흉상 설치 주장과는 별개의 사안으로서 이와 연관 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국가보훈부는 7월24일 백 장군의 국립현충원 홈페이지의 안장자 정보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친일파)' 문구를 삭제했다. 국가보훈부는 이와 관련해 "게재 경위 등을 검토한 결과 백 장군은 '장성급 장교'로서 국립묘지법에 따라 적법하게 국립현충원에 안장됐음에도,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이 안장 자격이 된 공적과 관계없는 문구를 기재하는 것은 국립묘지 설치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