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9월 위기설, 고금리 예금 100조가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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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 9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레고랜드 이후 연 5% 고금리 예금 100조 넘게 집중 만기도래━30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권에서 수신경쟁이 벌어진 결과, 지난해 10월에서 올해 1월까지 금융권 수신잔액(은행은 1년 만기 정기예금 기준) 증가액이 100조원에 육박(96조2504억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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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금융권에서 9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9월말 유동성 비율 규제를 맞추기 위한 '수신전쟁'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벌어진 '수신전쟁'의 결과인 연 5% 이상 고금리예금 100조원 이상의 만기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과도한 '머니무브'는 금융회사의 건전성은 물론 유동성 위기까지 가져올 수 있다. 과도한 머니무브를 막기 위한 방안을 고민할 때다.
지난해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오는 9월 이후 금융권에서 100조원이 넘는 고금리 예금 만기가 집중 도래한다. 금융권에선 고금리 예금의 '머니무브(대규모 자금이탈)'를 막기 위해 고심 중이다. 업권을 가리지 않고 예금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금융시장 불안이 최고조였던 지난해 11월 금융권 수신 증가폭은 25조1493억원으로 평소 대비 2배 가량 급증했다. 넉달간 수신 증가액이 100조원에 육박한 만큼 신규 취급액 기준으론 전 업권에서 200조원이 넘는 자금을 빨아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권에 유입된 자금은 대부분 연 5% 이상 고금리였다. 1년 만기 정기예금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저축은행은 평균 연 5.82%(지난해 11월 기준)로 6%에 육박했다. 다른 2금융권인 신협은 연 5.39%이고 상호금융 연 5.27%, 새마을금고 연 5.44%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금리 경쟁을 촉발시킨 은행도 평균 금리가 연 4.95%로 5%에 근접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이례적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6월에만 해도 신규 취급한 정기예금 금리는 모두 연 4%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비중은 11월 34.7%, 12월 28.9%로 뚝 떨어졌다. 대신 연 5% 이상 고금리로 예치한 정기예금이 전체의 29.7%(11월)로 대폭 늘었다.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다. 2금융권을 중심으로 최근 고금리 특판예금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당국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4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융회사들이) 가계대출 확대, 고금리 특판예금 취급 등 외형경쟁을 자제하고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9월말 기준으로 유동성 규제를 맞춰야 하는 것도 '9월 위기설'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예컨대 저축은행은 3개월 이내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3개월안에 갚아야 하는 부채로 나눈 값이 100%를 넘어야 한다. 10~12월 만기 도래하는 정기예금이 '3개월 부채'에 해당하기 때문에 자금 유출에 대비해 수신을 확보해야 한다. 은행도 1개월 유동성 규제인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 규제가 지난 7월부터 강화됐고,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업권도 중앙회에 예치하는 상환준비금 규제가 강화돼 9월말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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