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앞둔 바이든, 높은 의약품 가격 정조준한다(상보)

IRA에 따른 처방 의약품 가격 인하 협상…제조사들은 반발
지난해 IRA 통과 내세운 바이든, 대선 앞두고 성과 강조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워싱턴 행진' 60주년을 맞아 증오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하는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3.8.2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워싱턴=뉴스1) 김민수 기자 김현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처음으로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제도)에 사용되는 처방 의약품에 대한 가격 협상에 나선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처음으로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제도)에 사용되는 처방 의약품에 대한 가격 협상에 나선다.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서비스센터(CMS)는 29일(현지시간) 협상 대상으로 선택된 의약품 10종을 발표했다.

대상 의약품은 △혈전 용해제인 '엘리퀴스' △혈전용해제 '자렐토' △당뇨병 및 심부전 치료제 '자디앙'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당뇨병 치료제 '파시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엔브렐' △혈액암 치료제 '임브루니카'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스텔라라' △당뇨병 치료제 '노보로그' 등이다.

이 의약품들은 수년간 시장에 복제약이 출시되지 않았으며, 이 의약품 처방엔 지난 2022년 6월1일부터 1년간 505억달러(약 67조원)가 사용됐다.

이는 해당 기간 메디케어 파트D(전문의약품 보험)의 20% 수준이며, 가장 높은 비중이라고 CMS는 밝혔다.

제조사들이 동의할 경우, 이들 의약품 가격에 대한 협상은 오는 2023~2024년 진행된다. 제조사들은 오는 10월1일까지 동의 여부에 서명해야 한다.

CMS는 내년 9월 해당 의약품에 대한 '최대 공정 가격'을 발표할 예정이다. 협상된 가격은 2026년부터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2027년 15개, 2028년 15개의 의약품에 대해 추가로 협상할 수 있으며 2029년에는 협상 대상 의약품이 연간 20개로 늘어난다.

만약 제조사가 가격 협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저소득층용 의료보험제도) 시장에서 의약품을 철수하거나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이에 제조사들은 가격 협상이 반(反)헌법적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연설에서 지난해 의회에서 통과된 IRA를 거론, "우리는 마침내 메디케어에 더 낮은 처방약 가격을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며 이는 "미국 전역에 있는 수백 만명의 미국인들의 주머니에 더 많은 돈을 돌려줄 뿐만 아니라 연방정부의 적자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 의약품이 캐나다에선 한 달에 약 80달러가 드는 반면 미국에선 270달러가 넘게 들어간다며 "그래서 이 협상들이 중요하다"며 "이 10종의 처방약가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900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새 "거대 제약업체들은 정부를 상대로 8건의 소송을 냈고 진전을 막기 위해 지난해 4억 달러를 지출했는데 나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의료비를 낮추기 위한 싸움을 계속할 것이며 이 일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FP통신은 이번 처방 의약품의 가격 변경은 2026년 1월까지 이루어지지 않을 예정이기 때문에 당장 바이든 대통령에 정치적 이익이 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고자 IRA 통과를 성과로 내세운 바 있다. 내년 재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이제는 IRA의 성과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서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행정부는 미국 가정의 비용을 낮추기 위한 역사적인 조치도 취했다"며 "IRA는 메디케어에 처방약 가격 인하를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인슐린 가격을 월 35달러(약 4만5000원)로 제한했으며 1500만 미국인의 건강 보험료를 낮추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