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G, 이제 ‘9월의 남자’ 김윤식의 시간

김은진 기자 2023. 8. 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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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23·LG)은 지난해 9월 KBO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9월 이후 6경기에 나가 평균자책 0.79로 4승 무패의 빛나는 성적을 거뒀다. 입단 3년차에 선발은 처음이었던 김윤식은 5선발로 시작해 찬찬히 관리받으며 시즌을 치렀고 9월에 결정적인 실력을 드러냈다. LG가 시즌 막바지까지 1위 SSG를 맹렬히 쫓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LG는 올해야말로 9월 김윤식의 힘을 절실하게 기대한다.

염경엽 LG 감독은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한 애덤 플럿코의 공백을 두고 29일 “이제 김윤식이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스 경험이 없는 국내 투수에게 외국인 투수의 몫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김윤식이 지난해 9월 보여준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김윤식은 올시즌에도 염경엽 감독이 국내 1선발로 준비한 투수였다. 그러나 잔부상과 함께 예상과 달리 깊은 부진을 겪었고, 결국 6월8일 키움전 등판을 마지막으로 2군에 머물렀다. 준비 과정에서 복귀도 여러 차례 미루면서 좀 더 안전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받았다. 석 달 만에, 이제 가장 중요한 시점에 합류한다.

LG는 올시즌 정상 전력으로 달린 기간이 거의 없다. 특히 마운드에 크고 작은 문제들이 쏟아졌다. 개막하자마자 선발 이민호가 부상당했고, 마무리 고우석은 개막하기도 전에 다쳐 함께 출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임찬규가 선발로, 박명근·유영찬·함덕주 등이 돌아가며 마무리로 활약해 공백을 드러내지 않고 달려 1위로 올라선 뒤 질주해왔다. 염경엽 감독이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준비해놓았기 때문이다.

롱릴리프로 새 출발시켰던 임찬규를 개막 2주 만에 선발로 돌릴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준비한 경우의 수들에 변수들이 섞이고 있지만 빈틈은 늘 꾸준히 잘 메워왔다. LG의 필승계투조가 사실상 완전히 다른 얼굴들로 교체된 시즌이 되기도 했다.

김윤식을 석 달이나 2군에 차분히 두었던 것도 결국 시즌 막바지 승부처의 대비 차원이다. 불펜에서 대체 선발로 이동한 이정용이 선발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김윤식이 준비할 시간을 벌게 되었고, LG는 분명히 시즌 막바지에 찾아올 위기 상황을 위해 국내 선발 자원인 김윤식과 이민호를 준비시켜왔다.

그 자리가 11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의 자리라는 생각지 못한 변수가 다시 더해졌지만 김윤식이 준비한 기간만큼 회복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연패에 부상까지 더해지며 바짝 쫓기기 시작한 LG가 위기를 돌파할 힘도 함께 가져올 수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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