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막아도…골드만 삭스, 中정부 돈으로 영·미 기업 인수
각국 사이버 보안 테스트 기업도 포함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중국 국부펀드의 자금이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통해 영미권 기업 인수에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인수된 기업 중엔 각국 정부의 사이버 보안을 테스트하는 등 민감 분야 기업도 있었다. 미국 등 서방과 중국 간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차이나머니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서방 기업들에 흘러들어가며 반중 연대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가 중국과 서방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에도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자금으로 조성된 펀드를 이용해 미국과 영국 기업을 잇달아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7년 CIC와 함께 25억달러 규모의 사모펀드 ‘파트너십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7건의 기업 인수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후 미중 갈등 심화에도 골드만 삭스는 펀드 활동에 박차를 가해 2021년 4건, 2022년 1건의 투자에 성공했다.
이 펀드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을 국빈 방문했을 때 최대 50억달러 규모를 목표로 설립됐다. 골드만삭스와 CIC의 투자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펀드는 2021년 목표치의 절반인 25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펀드 설립 당시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자본을 미국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미중 무역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의 자금이 중국에 투자되는 데 반해 미국 내 투자가 부족하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 국부펀드를 유치했다는 얘기다.
2007년 중국 국영자금을 투자하기 위해 설립된 CIC는 지난 2021년 말 기준 1조35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CIC는 이 가운데 절반을 사모펀드와 같은 대체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CIC는 ‘파트너십 펀드’의 유한 파트너 자문위원회에 속해 있다. 이는 사모펀드 업계에서 투자 결정을 직접 내리지는 않지만 자문을 구할 수 있는 펀드의 주요 투자자 그룹을 지칭한다.
그러나 FT는 “통상 국부펀드는 일반 투자자보다 인수 기업에 더 밀접하게 관여한다”며 “이 펀드가 해온 거래를 살펴보면 중국의 국부펀드가 민감한 기업의 간접 지분을 확보하는데 사모펀드가 어떻게 도움을 주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펀드가 투자한 기업을 보면 글로벌 공급망을 추적하는 스타트업 시프라임(Cprime), 약물 테스트 회사 파렉셀(Parexel), 드론 및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냉각 시스템 제조업체 보이드 코퍼레이션(Boyd Corpoation) 등으로 파악된다. 골드만 삭스는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 사실은 밝혔지만 이 거래에 적어도 부분적으로 중국 자금이 동원됐다는 점은 밝히지 않았다.
특히 2021년 이 펀드는 영국 선급협회인 로이드 선급의 사이버 부서인 LRQA에 기업 인수 자금을 지원했다. LRQA는 항공우주, 방위, 에너지 및 의료 산업 부문에서 각종 검사 및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LRQA가 펀드로부터 지원 받은 자금으로 인수한 기업에는 사이버 보안 그룹인 네티튜드가 포함돼 있다. 네티튜드는 영국 정부가 승인한 서비스 제공업체로 전세계 정부 및 국방 관련 조직의 보안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고객사의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해킹해 보안 취약성을 평가하는 ‘윤리적 해킹’이 업무에 포함된다.
CIC가 펀드를 통해 확보한 간접지분을 통해 네티튜드의 영업 기밀이나 고객사들의 보안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자 펀드 측은 “골드만 삭스가 관리하는 별도의 사모펀드와 함께 투자해 CIC의 재정적 지분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해명했다.
LRQA 대변인은 “LRQA는 전세계 인증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에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파트너십 펀드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네티튜드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지 않으며 중국에 진출할 계획도 없고 CIC와도 직접 교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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