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KT 찍고 KCC’ 부산, 진기록의 도시됐다

최창환 2023. 8. 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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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전주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KCC가 결국 연고지를 옮긴다. KBL 출범 초기 라이벌 기아의 안방이었던 부산이 새로운 연고지다.

KCC의 연고지 이전이 확정됐다. KBL은 30일 KBL 센터에서 열린 이사회를 통해 KCC의 연고지 이전을 승인했다. 2001년 대전 현대 농구단을 인수한 이후 줄곧 전주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해왔던 KCC는 2023-2024시즌부터 ‘부산 KCC’로 불린다. 부산을 연고지로 삼게 된 역대 3번째 팀이다.

부산과 함께 한 최초의 팀은 기아(현 현대모비스)다. 실업시절 허재, 강동희, 김영만으로 이어지는 ‘허동만 트리오’를 앞세워 농구대잔치 5연패를 달성했던 기아는 1997넌 KBL 출범을 맞아 부산을 연고지로 맞이했다. 기아는 사직체육관을 홈구장으로 두고 치른 원년시즌에 통합우승을 달성, 명가의 첫걸음을 알렸다.

1998-1999시즌까지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기아는 1999-2000시즌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6위(21승 24패)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했으나 출범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고, 2000-2001시즌은 9위에 머물렀다.

2000년부터 연고지 이전을 추진했던 기아는 2000-2001시즌 종료 후 울산시청을 찾아 조인식을 치르며 연고지 이전을 공식화했다. 이후 모기업인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에 합병됐고, 해태 야구단을 인수하며 기아는 간판을 내렸다.

기아는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자동차 부품 전문 회사 현대모비스로 모기업이 바뀐 채 2001-2002시즌을 맞았고, 이후 줄곧 울산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울산에서 6차례 우승하며 KBL을 대표하는 명가가 됐다.

기아가 떠난 후 2시즌 동안 프로농구가 열리지 않았던 부산은 2003년부터 활기를 되찾았다. 재정난에도 2002-2003시즌 4강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던 코리아텐더가 부산의 새로운 주인이 된 것.

코리아텐더는 2003년 본래 연고지였던 여수에서 시민구단으로의 전환을 시도했지만, 여수시의회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부산지역 기업들의 후원을 얻기 위해 연고지 이전을 추진, 2003-2004시즌 개막을 한 달 앞두고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팀명 역시 여수 마스코트 이름을 딴 ‘푸르미’에서 ‘맥스텐’으로 바뀌었다.

‘부산 코리아텐더 맥스텐’으로 2003-2004시즌을 맞이한 코리아텐더는 시즌 개막 후 약 1개월 만에 KTF에 매각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KTF 매직윙스로 새 출발한 이들은 2005-2006시즌까지 금정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금정체육관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개최를 맞아 건립된 체육관이었다.

KTF는 2006-2007시즌을 맞아 홈구장을 사직체육관으로 옮겼고, 곧바로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달성했다. 이후 2시즌 연속 하위권에 머물며 침체기를 걷는 듯했지만, 전창진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임명한 2009-2010시즌 팀명을 KT 소닉붐으로 바꾸며 정규리그에서 준우승했다. 이어 2010-2011시즌에는 당시 최다인 41승을 거두며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18시즌 동안 동행했던 KT와 부산의 인연은 2020-2021시즌까지였다. KT는 2021년 “수원에서 훈련하는 선수단의 이동거리가 크게 줄며, 기존의 구단 자원을 활용하면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야구단 등 타 종목과의 운영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다방면으로 검토한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라며 연고지를 수원으로 이전했다.

전라도에 연고지를 뒀던 코리아텐더가 새둥지를 틀었듯, KCC 역시 전라도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겼다. KCC의 전신인 현대는 KBL 출범 초기 기아와 2차례나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라이벌이었다. 과거 라이벌이 연고지로 사용했던 부산을 새로운 연고지로 맞이하게 된 셈이다.

하승진, 전태풍 등을 앞세워 달성한 2010-2011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KCC가 전주를 연고지로 두고 따낸 마지막 우승이 됐다. 이후 번번이 우승에 실패, 자존심을 구겼던 KCC는 부산에서 명가를 재건할 수 있을까.

한편, KCC는 전신 시절 포함 연고지를 2차례 이상 이전한 역대 2번째 팀이 됐다. 연고지 이전을 가장 많이 한 팀은 KT다. 수원은 KT가 광주, 여수, 부산을 거쳐 4번째로 사용하고 있는 연고지다. 또한 부산은 3번째 프로팀을 맞이한 역대 최초의 도시가 됐다.

팀별 연고지 이전 사례 * 전신 포함, 제명된 데이원스포츠(전 오리온)는 제외
DB : 원주(1997~현재)
삼성 : 수원(1997~2001), 서울(2001~현재)
소노 : 고양(2023~현재)
SK : 청주(1997~2001), 서울(2001~현재)
LG : 창원(1997~현재)
KCC : 대전(1997~2001), 전주(2001~2023), 부산(2023~현재)
KGC : 안양(1997~현재)
KT : 광주(1997~2000), 여수(2000~2003), 부산(2003~2021), 수원(2021~현재)
한국가스공사 : 인천(1997~2021), 대구(2021~현재)
현대모비스 : 부산(1997~2001), 울산(2001~현재)

#사진_점프볼DB(문복주, 유용우 기자), KBL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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