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강도 판친다” 실태 취재 나간 美기자도 강도 당했다

미국의 한 무기판매점에 진열된 총기들. /AP연합뉴스

무장강도 급증 실태를 보도한다며 현장에 나갔던 미국의 한 방송사 기자들이 취재 도중 강도 피해를 입는 ‘아이러니한’ 사건이 벌어졌다.

29일(현지시각) 미 워싱턴포스트(WP),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시카고 지역 방송인 ‘유니비전 시카고’ 소속 기자 2명은 전날 오전 5시쯤 강도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 이들은 최근 무장강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위커파크 인근으로 취재를 나갔다가 이 같은 일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자들이 보도 영상을 촬영하고 있을 때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대와 회색 승용차 1대가 이들 가까이 다가와 멈췄다. 차량에서 스키마스크를 쓰고 무장한 남성 세 명이 내렸고, 기자들을 위협했다. 무장강도는 카메라와 장비가 든 가방 2개와 촬영기자의 배낭, 돈을 빼앗아 달아났다.

피해자들은 다행히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 경찰은 “범인들은 피해자들의 소지품을 빼앗은 뒤 타고 왔던 차량을 이용해 도주했다”고 밝혔다. 방송국 측은 28세 남성과 42세 남성 직원이 피해를 입었다고만 밝혔다. 피해자들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WP는 “27~28일 사이 최소 8건의 무장강도 및 차량 강탈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 사건 간 연관성은 없다고 했으나, 2~4명의 강도가 숨어있다가 피해자를 덮치는 범행 수법은 유사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직까지 ‘기자 강도 피해 사건’의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으며,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