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수아레즈→22년 플럿코→23년 플럿코···매년 9월이면 사라지는 LG 외인투수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은 것처럼 당혹스런 일이었다. 시즌 막판 선두 사수의 마지막 고비에서 마주한 외국인 에이스 아담 플럿코의 이탈. 지난 29일 잠실구장에서 관련 얘기를 전한 염경엽 LG 감독은 오히려 담담한 표정이었다.
부상 내용도 생소했다. 던지는 과정에서 반복된 동작으로 비롯된 ‘골반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복귀까지는 최소 4주가 걸릴 것이라는 소견도 받았다. 사실상 9월은 재활 기간으로 보낼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진짜 승부처 한창인 9월에 외국인 에이스가 선발진을 떠난 것이 아주 낯설지만은 않다. 최근 몇 년간 정규시즌 막바지에 비슷한 현상이 거듭 발생했다. 이 같은 일이 없었다면, LG의 ‘우승 도전 역사’는 이미 달라졌을지 모른다.
플럿코는 지난해에도 9월20일 광주 KIA전을 마지막으로 정규시즌 마운드에 다시 오르지 못했다. 힘 떨어진 선두 SSG를 턱밑 추격하던 9월25일 문학 맞대결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등 부위에 이상을 느껴 1회 한 타자만을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LG는 그날 1회부터 ‘불펜 데이’로 달리며 SSG를 6-2로 잡았지만, 선발진의 수적 열세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10월8일까지 이어진 정규시즌에서 2게임차 2위에 머물렀다. 플럿코는 본인 루틴대로 준비하며 꼭 한달 뒤엔 10월25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 등판했지만, 최악의 피칭으로 무너졌다.
LG는 한해 앞선 2021시즌도 외국인 투수 부상으로 막판에 발이 묶였다. 실질적 에이스로 활약하던 좌완 앤드류 수아레즈가 8월31일 사직 롯데전 등판 도중 2이닝만 던진 뒤 등 근육 부상으로 재활군으로 사라졌다. 9월을 통째로 거른 뒤 10월6일 잠실 SSG전에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이후로도 이두근 등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불안한 행보 속에 허무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그해에는도 LG는 정규시즌 1위로 타이브레이크를 벌인 KT, 삼성과 승차는 1.5게임차뿐이었다. 그해 또한 선발투수의 수적 부족이 아킬레스건이었던 가운데 그해 115.1이닝만을 던진 수아레즈의 막판 부상이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올해 LG는 지난 2년과 달리 ‘추격자’가 아닌 ‘도망자’의 위치에 있다. 아울러 지난 2년과 비교해 선발투수 수적 여력은 있다. 키움으로부터 영입한 최원태가 버티고 있는 데다 임찬규도 최근 몇년 중 가장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몸을 만든 뒤 플럿코의 대체 카드로 나서는 김윤식도 준비 중이다. 이에 벤치의 탄력적 운용이 곧 LG의 잔여 시즌 선수 사수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염 감독은 플럿코의 부상 사실을 알린, 지난 29일 기준 잔여 36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가급적 서둘지 않으려는 뜻도 보였다. 엔트리 조정을 통해 최근 피로도가 커진 ‘불펜의 핵’ 함덕주에게 열흘간 휴식을 준 것도 9월 중순 이후 승부를 대비하는 취지로 보였다.
‘데자뷔’ 같은 9월. LG는 다시 긴장하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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