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각본 쓴 강풀 “웹툰선 상상 못했던 것도 ‘술술’… 원작보다 낫다니 웃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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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무빙'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이미 한국에선 TV-OTT를 통틀어 화제성 1위이고, 대만·싱가포르·일본·홍콩 등 아시아권 1위를 비롯해 역대 디즈니+ 국내 작품 중 공개 첫 주 최다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드라마 '무빙'은 웹툰보다 서사와 비주얼이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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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쫓겨 못했던 것 한풀이”
캐릭터별 서사 더해 몰입감 ↑
스케일 커지며 비주얼도 강화
“뭘 좋아할지 몰라 다 넣었다”
첩보 멜로·누아르까지 등장
연출력 믿고 상상력 풀어내
“‘무빙’으로 디즈니는 ‘오징어게임’과 같은 순간을 보내고 있다.”(할리우드리포터)
디즈니+ ‘무빙’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이미 한국에선 TV-OTT를 통틀어 화제성 1위이고, 대만·싱가포르·일본·홍콩 등 아시아권 1위를 비롯해 역대 디즈니+ 국내 작품 중 공개 첫 주 최다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미국에선 넷플릭스 시청 기록을 갈아치우고, 에미상까지 거머쥔 ‘오징어게임’과 비교되고 있다. 침체일로였던 디즈니+를 끌어올리는 ‘무빙’의 원동력은 뭘까. 동명 웹툰의 원작자이자 각본을 쓴 강풀 작가의 말을 토대로 ‘무빙’이 통한 비결을 분석해봤다.
◇“원작보다 낫다는 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드라마 ‘무빙’은 웹툰보다 서사와 비주얼이 풍성해졌다. 강 작가는 웹툰을 그릴 때 마감에 쫓겨 아쉬웠던 응어리를 이번에 원 없이 날려 보냈다. 납작해서 아쉬웠다는 캐릭터에 대한 서사를 강화해 몰입감을 높였다. 웹툰에서 짤막하게 나온 ‘구룡포’(류승룡)의 전사는 10∼11화를 할애하며 ‘길 잃은 개복치’이자 괴물이었던 그가 어떻게 ‘영웅’의 길을 가게 됐나를 보여준다. 비주얼 역시 강화됐다. 강 작가는 웹툰에 비해 드라마가 아쉬운 부분이 없냐는 질문에 “없다. 제가 조인성, 한효주를 실제처럼 그릴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스케일도 훨씬 커졌다. 정원고가 무너지는 예고편이 화제다. 강 작가는 “만화를 그릴 땐 못 했던 장면들을 쓰게 되더라”며 “축구장 그릴 걸 족구장으로 그리곤 했는데 이번엔 ‘감독님이 알아서 해주겠지’하며 각본을 썼다. 오히려 만화를 그릴 때보다 상상력의 리미트(한계)가 풀려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11화에서 구룡포가 지역 조폭들과 싸우는 골목 액션 신을 언급하며 “구룡포가 100 대 1로 싸우는데, 만화에서 내가 100명을 다 그렸을까, 골목 하나하나 자세히 그렸을 걸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고 했다.
◇“메시지 없어요. 재밌으면 됩니다”
메시지 강한 어두운 장르물이 판치는 상황에 ‘무빙’은 “일단 재밌다”는 평가가 많다. 강 작가는 “내가 그린 만화를 볼 때 딴생각이 나지 않으면 좋겠다”며 “메시지는 없다. 재밌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1∼7화는 하이틴로맨스, 8∼9화는 첩보 멜로, 10∼11화는 누아르 등 회차마다 다양한 색을 보여주는 종합선물세트란 점도 흥행 요소다. 강 작가는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넣어봤어’라는 말처럼 진짜 다 넣었다”며 웃었다.
◇“멈칫하지 말라는 말이 참 고맙더라”
‘웹툰 1세대’답게 강 작가의 수많은 웹툰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그가 직접 극본을 쓴 건 처음이다. “영화화할 때 매번 벽에 부딪혔다”는 강 작가는 “이번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만든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점점 짧아지는 OTT 시리즈 추세를 뒤엎는 20부작이란 긴 서사와 봉석(이정하), 희수(고윤정), 강훈(김도훈) 등 자식 세대부터 보여준 에피소드 진행 순서 모두 그의 뜻이 관철된 결과다. 강 작가는 “뜬금없이 하늘을 나는 모습부터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인물을 온전히 보여준 이후, 초능력을 보여줘야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초반에 지루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믿고 따라와 줬다”고 말했다. 이는 제작진 간 신뢰가 바탕이 된 덕분이다. 강 작가가 주저할 때마다 박인제 감독은 “멈칫하지 마. 우리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 제한 두지 말고 ‘네 것 해’”라며 기를 북돋웠다.
‘무빙’은 자식 세대와 부모 세대가 맞물려 빌런에 맞서는 후반부 클라이맥스를 남겨두고 있다. 강 작가는 “상상력의 한계를 풀어버린 대목은 후반부에 몰려 있다”고 소개했다. 결말은 어떻게 될까. “착한 사람들이 협력해서 선을 이루는 이야기가 좋아요. 제가 착한 이야기를 보고 싶어서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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