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피프티’ 없게… K-팝 ‘연예인 빼가기’ 제재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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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피프티피프티(피프티·사진)의 전속계약 분쟁을 계기로 "K-팝 시장에서 탬퍼링(전속계약 기간 중 사전 접촉)을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피프티가 소속사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과거, 불합리한 계약 조건 때문에 연예인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2009년 대중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가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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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탬퍼링 실태조사 계획
표준전속계약서 수정 등 논의도
걸그룹 피프티피프티(피프티·사진)의 전속계약 분쟁을 계기로 “K-팝 시장에서 탬퍼링(전속계약 기간 중 사전 접촉)을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팝 그룹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콘텐츠로 성장하면서, 대자본을 바탕으로 이들을 빼내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K-콘텐츠를 미래 먹거리로 바라보고 있는 정부 차원에서도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적절한 제재 장치 마련에 나섰다.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피프티가 소속사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소속 연예인이 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면 ‘신뢰 관계 파탄’을 이유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고 잘잘못은 본안 소송에서 따지라던 기존의 판례를 뒤집은 결정이다. 이는 법원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피프티를 빼내려는 외부 세력이 탬퍼링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속사의 주장을 상당 부분 수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탬퍼링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과거, 불합리한 계약 조건 때문에 연예인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2009년 대중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가 도입됐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 사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팽창하며 소속사-연예인 간 갑을 관계가 뒤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일부 연예인이 표준전속계약사 조항을 악용해 성공을 거둔 후 초기 투자 비용을 댄 소속사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사례가 늘었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관계자는 “표준계약서는 기획사의 ‘의무’에 초점이 맞춰진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분쟁이 불거지면 재판 과정에서 연예인에게 유리하게 해석될 소지가 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기획사의 권리를 강화하고 연예인의 책임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여 ‘공정성’에 중점을 두고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 2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피프티 사태를 언급하며 “중소기획사에서 연예인은 그 회사가 보유한 가장 귀중한 자산인데 (대기업이) 중소기업 기술을 탈취하는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공정성이란 잣대로 이 사태를 주목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유인촌 문화체육특별보좌관이 국내 주요 연예 제작자 단체를 만나 탬퍼링 문제 등을 논의했고, 이들 단체는 표준전속계약서 수정, FA제도 도입 등을 요청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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