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은행원, 5층 발코니서 추락한 4살 아이 받아내

SKY tg24.캡처

30대 은행원이 이탈리아 토리노의 한 아파트 5층 발코니에서 추락하는 네 살배기 여아를 기적적으로 받아냈다.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 등에 따르면 은행원 마티아 아구치(37)는 토요일인 지난 26일 오전 11시께 여자친구와 함께 토리노 중심거리를 향해 가던 중 비명을 들었다. 고개를 들어 보니 어린아이가 아파트 5층 발코니 위로 조금씩 기어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고, 맞은편 건물에서 그 장면을 본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아구치는 아이에게 되돌아가라고 소리쳤으나 아이는 손을 놓쳐 추락했다. 아래에 서 있던 그는 순간적으로 아이가 떨어지는 궤적을 추정해 아이를 기적적으로 받아냈다.

그는 "가슴으로 아이를 받아냈다. 우리 둘 다 바닥에 쓰러졌다"며 "처음에는 충격이 너무 강해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아이는 다행히 큰 상처 없이 무사했고, 곧 아구치의 품 안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아구치는 "난 운명을 믿지 않지만, 사촌이 빵을 사달라고 전화하지 않았다면 그곳을 지나치지 않았을 것이며 아이가 위험하다는 걸 알려준 사람이 없었다면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는 현재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아구치는 "아이를 보고 왔다"며 "아이가 무사히 웃고 있고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매우 기뻤다"고 밝혔다. 해당 소식이 화제가 되면서 아구치는 하루아침에 시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한편 토리노의 청소년 검찰청은 아이의 부모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엠마 아베즈 검사는 이 사건이 일어난 뒤 부모의 양육 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법원의 개입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이를 위험에 빠뜨린 데 대한 책임을 물 수도 있을 전망이다.

아이의 부모는 "사고가 났을 때 우리는 아파트를 청소하고 있었고, 아이는 혼자 놀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YTN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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