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생지는 미국”…메타, 中 배후 계정 8000여개 삭제

중국 옹호·미국 비판 콘텐츠 게재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로도 유포

중국 정부가 페이스북 등에 수천 개 가짜 계정을 운영하다 적발됐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중국 정부가 정치 선동 등에 수천 개의 가짜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하다 들통이 났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중국 정부가 배후인 가짜 계정들을 찾아내 삭제했다고 밝혔다.

삭제된 계정은 페이스북 7704개, 페이스북 페이지 954개, 페이스북 그룹 15개, 인스타그램 계정 15개에 달한다.

메타가 중국 정부가 운영 배후로 추정되는 계정을 적발한 것은 지난 6년 간 이번까지 모두 7차례나 된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가 페이스북 가짜 계정으로 여론 조작에 나섰다 적발되자 미 의회는 소셜미디어(SNS) 업체들에게 이 같은 활동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요구했고 메타는 정기적으로 가짜 계정을 단속하고 있다.

이들 계정은 중국의 이익과 법 집행을 옹호하고 미국 등 경쟁국의 신뢰를 깎아 내리기 위해 이뤄졌다.

특히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 우한이 아닌 미국이 발생지라는 가짜 뉴스를 많이 퍼뜨렸다. 또 지난 2월 발트해 노드스트림 수중 가스관 폭격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하는 기사를 유포하기도 했다.

메타는 ‘스팸위장’으로 알려진 이 작전이 중국 전역에 흩어진 여러 곳의 사무실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가짜 계정은 영어뿐 아니라 독일어, 프랑스어는 물론 한국어, 태국어 등 다양한 언어도 콘텐츠를 작성해 유포했다.

하지만 가짜 계정의 선동은 SNS상에서 별다른 호응은 얻지 못했다고 메타는 밝혔다.

메타의 글로벌 보안을 담당하고 있는 벤 님모 책임자는 WSJ에 “가짜 계정에 올라온 콘텐츠는 맞춤법이 틀리거나 문법도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조악한 콘텐츠는 실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보다는 최대한 많이 유포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같은 콘텐츠를 하루에도 여러 번 올린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이 같은 중국의 SNS 비밀 계정 운영에 대해 “현재 인터넷 물밑에서 진행되는 비밀공작 가운데 가장 거대한 공작”이라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WSJ은 중국 등은 적발을 피해 불법적으로 선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꼼수를 개선하고 있다며 SNS 업체들에게 본질적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