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에 밝은 '잘파세대' 10명 중 8명 "앱테크·저축한다"
은행하면 인뱅보다 '시중은행'…중고등학생은 '인뱅' 먼저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1990년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 초반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 이들을 말하는 ‘잘파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어렸을 때부터 금융·경제 이슈에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잘파세대 10명 중 8명은 용돈으로 앱테크를 하며, 받은 용돈의 일부를 남겨 규칙적 또는 간헐적으로나마 저축을 생활화하고 있다.
또 잘파세대의 약 80%는 부모에게 용돈을 받고, 앱테크로 추가 용돈도 마련했다. 또 받은 용돈의 일부를 저축에 활용했다.
특히 알파세대는 중·고등학생보다 용돈은 적지만 더 많은 용돈을 남기고 더 규칙적으로 저축하는 등 성실한 금융생활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파세대의 바른 금융생활은 부모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파세대는 금융 의사결정 시 본인(44%)보다 부모의 영향력(56%)을 더 높게 인식하고 용돈 관리 시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알파세대의 81%는 소비·지출 내역을 부모와 공유해도 거부감이 없었고,이중 3분의 1은 부모와의 공유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알파세대 10명 중 6명이 부모와 같은 금융회사를 거래하길 원하고, 실제 같은 주거래은행을 이용 중이다.
잘파세대 내에서도 ‘은행 인식’과 ‘금융 거래’에 있어 다른 양상을 보였다. 알파세대를 비롯한 Z세대에게 은행 브랜드를 제시하지 않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행이 어디인지 물으면 대부분 전통의 시중은행 중 하나를 말했지만, 디지털에 익숙한 중·고등학생들에게 금융거래는 이와는 차이를 보였다.
중·고등학생이 가장 많이 인지하는 브랜드는 시중은행이 아닌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었다. 처음 거래를 시작한 금융기관도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유스앱이 46%를 차지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청소년 특화 앱 출시 후 중고등학생의 거래가 앱 기반으로 급변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알파세대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브랜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아닌 시중은행이 1위였다. 알파세대가 처음 거래를 시작한 곳도 시중은행이 75%에 달한다. 부모 동반거래 경향이 큰 알파세대는 여전히 모바일 금융기관보다 시중은행이 각인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 은행은 어떤 의미일까. 본격적 경제활동 전이므로 돈을 불리거나 빌리는 ‘자산관리’ 측면 보다 주고·받고·쓰는 ‘기능적 측면’을 더 우선시한다. 하지만 알파세대는 Z세대보다 ‘돈을 모으는 곳’으로서 은행의 가치(역할)를 더 높게 인식해 ‘자산 축적’ 기능에 더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알파세대도 그렇지만 특히 Z세대의 금융거래에서 모바일 앱의 영향력은 절대적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 동안 잘파세대의 70% 이상이 모바일뱅킹이나 핀테크/빅테크 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
아직 금융거래 이슈가 많지 않은 알파세대는 자동화기기(ATM)이용률이 가장 높고 모바일뱅킹과 핀테크 앱은 20% 정도에 그친다. 모바일뱅킹 및 핀테크 앱 이용률은 중학생부터 급상승했다.
중학생 이상 Z세대 10명 중 9명은 유스앱 이용 경험이 있고 핀테크 앱에 대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앱 만족의 유발 요인은 메뉴 배치, 접근성 등 이용 편리성과 이벤트·혜택이 꼽힌다.
잘파세대 전체를 관통하는 니즈는 ‘소액보상·포인트 적립, 미션과 보상의 경제적 혜택에 대한 기대’였다. 아직 부모의존이 높은 알파세대는 부모와 함께 돈 모으기·소비, 친구·또래와 함께 소통하기 등 동반금융거래를 지원하는 유스앱 컨셉을 선호했다. 하지만 소비와 지출이 증가하는 중·고등학생에서는 신경 쓰지 않아도 용돈이 자동으로 관리되거나(21%) 계획적으로 분배관리(20%)되는 유스앱 쪽으로 선호가 변화된다.
알파세대의 부모 역시 금융 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자녀에게 직접 금융관리를 맡기는 이유 1위엔 ‘금융교육 때문(41%)’이 꼽혔다. 교육 콘텐츠도 돈·금융상품 개념설명, 다양한 금융체험처럼 수준 높은 품질을 요구한다. Z세대로 넘어가면 모의투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환율·금리, 글로벌 경제를 포함한 금융·경제 원리 공부로 관심 범위가 확대된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대 관심이 MZ에서 Zalpha(잘파)로 이동해 가고 있지만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알파와 Z를 하나의 동질집단으로 묶어 해석하면 정교함이 떨어질 수 있다”며 “미래 은행의 기반손님 관점에서 잘파세대에게 접근할 때 알파부터 시작해 시기별 변화 관리로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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