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오브 스타즈 "훌륭한 클래식 JRPG에 참신함 세 스푼"
사보타주 스튜디오 JPRG '씨 오브 스타즈'를 해보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았다. 비록 플레이타임 90분 가량의 찍먹 후기지만, 고전 JRPG 팬들의 욕구를 200% 충족시키는 또 하나의 명작이 탄생한 느낌이다.
씨 오브 스타즈는 캐나다 소규모 인디 개발사가 만든 게임임에도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 2020년 약 1달 동안 진행된 킥스타터에서 163만 캐나다 달러(약 15억 원)를 펀딩받았다. 게임 컨셉도 좋고, 전작 2D 플랫폼 게임 '더 메신저'가 좋은 평가를 얻은 덕일 것이다.
명작 '크로노 트리거'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유명한데, 게임을 직접 플레이 해보면 여러 가지 부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카메라 뷰, 이동방식 그리고 다양한 오마주까지 다양하게 말이다.
고전 JRPG를 표방한 만큼 기존 게임과 전반적으로 다르지 않다. 스토리, 그래픽 그리고 전투 시스템이 독창적이거나 새롭지는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장르적 틀 안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했고, 이를 현대적으로 잘 풀어냈다.
씨 오브 스타즈의 스토리도 여타 JRPG와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왕도물이다. 태양과 달의 힘을 품은 소년/소녀가 모험을 통해 강해지고, 세상을 오염시키는 '잠식자'를 정화해나가며 세계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새로움이 느껴지진 않아도 스토리텔링 방식이 꽤 괜찮다. 왕도물인데 세계관 설명과 개연성 부여에 많은 공을 들였다. 30분 이상을 과거 회상에 할애해 주인공이 '극점의 전사'가 되고자하는 이유와 세계관에 대해 설명한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떡밥도 많이 뿌려놓는다.
연출도 흡족하다. 말풍선 대화에 스토리텔링을 의존했던 '옥토패스 트래블러2'와는 사뭇 다르다. 평상시, 화났을 때, 그리고 공포에 질렸을 때 등 상황마다 인물의 표정이나 손짓 등 비언어적 표현이 모두 다르게 묘사된다. 덕분에 몰입하며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
그 외에도 스토리 전개 중간 중간 일러스트를 삽입하거나, 절벽을 오를 때 낙석을 실감나게 표현하는 등 훌륭한 연출이 적재적소에 배치돼 있다. 발소리나 거대한 바위가 밀려나는 소리, 스킬 및 타격음 등 청각적인 연출도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전투는 명작 '마리오 RPG'와 '옥토패스 트래블러' 시스템을 적절하게 혼합했다. 적마다 고유한 아머 카운터가 있으며 이를 모두 제거하면 아머 브레이크 상태가 되는 옥토패스 트래블러의 브레이크 시스템에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마리오 RPG의 액션 커맨드가 더해졌다.
특히, 액션 커맨드의 부활은 꽤 만족스러운 경험이다. 턴제 기반 게임은 실시간 기반 전투가 아니다 보니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데, 액션 커맨드를 통해 실시간 게임을 하는 맛을 낸다. 뇌지컬과 피지컬을 모두 써야한다.
가령, 격투게임처럼 적의 공격에 맞춰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막기 판정이 들어가 대미지 경감이 적용되고, 공격 시 타이밍에 맞춰 커맨드를 입력하면 피해가 증가된다. 스킬 사용 시 커맨드를 넣으면 타격 횟수가 증가되는 경우도 있다.
막기 판정의 경우 몬스터의 종류와 스킬에 따라 모두 다르다. 마치 리듬게임을 하는 것처럼 적의 호흡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리듬닥터'에서 리듬에 맞춰 '둥, 둥 탁!' 소리를 내며 타이밍을 맞추는 것처럼 말이다.
일반 공격 시 마나가 회복되고 스킬 사용 시 마나가 감소하는 전통적인 JRPG 방식을 통해 턴을 어떻게 사용할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아이템을 사용하는 전략을 선택할 수도 있다.
아울러 파티 전체 방어력 증가, 혹은 전투 종료 후 파티원 자동 회복 등의 효과를 가진 유물을 온오프하는 방식으로 게임 난도를 조절할 수 있다. 어려움, 보통, 쉬움 등의 선택지로 난도를 나누기 보단, 좀 더 세부적인 옵션을 통해 플레이어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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