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비주전 격차 심하네…토트넘 ‘9명 로테이션’→가장 우승 확률 높았던 카라바오컵 ‘첫 경기 탈락’
[스포티비뉴스=박건도 기자] 무리한 로테이션이었다.
토트넘 홋스퍼는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카라바오컵 2라운드(64강)에서 풀럼에 승부차기(1-1, PSO 3-5) 끝에 패하며 탈락했다. 3번 키커로 나섰던 다빈손 산체스의 승부차기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 것이 뼈아팠다.
4일 만의 경기였다. 토트넘은 지난 26일 본머스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라운드에서 2-0으로 이겼다.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라인업에 대폭 변화를 줬다. 주전 선수 대신 로테이션 멤버를 대거 투입했다.
이날 토트넘은 이반 페리시치, 히샤를리송, 마노르 솔로몬을 스리톱에 뒀다. 지오바니 로 셀소,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 올리버 스킵을 중원에 배치했다. 벤 데이비스, 미키 판 더 펜, 산체스, 에메르송 로얄이 포백을 맡았다. 골문은 백업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가 지켰다.
히샤를리송과 판 더 펜을 제외하면 모두 후보급 선수들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주장 손흥민을 후보로 뒀다. 올 시즌 중원 핵심으로 활약 중이었던 제임스 매디슨과 파페 마타 사르도, 이브 비수마도 벤치에서 시작했다. 부주장이자 토트넘 주축 센터백인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레프트백 데스티니 우도기는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지난 프리미어리그 3경기와 달랐다. 토트넘은 풀럼의 기세에 밀렸다. 풀럼이 오히려 토트넘을 강하게 몰아쳤다. 토트넘은 라인을 내려 풀럼의 공세를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끝내 선제 실점까지 내줬다. 전반 19분 만에 상대 크로스가 판 더 펜을 맞고 굴절되며 들어갔다.
토트넘은 좀처럼 반격하지 못했다. 홈팀 풀럼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토트넘은 포스터 골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는 데 급급했다. 전반전은 풀럼이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다소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미드필더 로 셀소를 빼고 유망주 공격수 데인 스칼렛을 투입했다. 효과를 봤다. 공격 흐름이 살아난 토트넘은 11분 히샤를리송이 헤더로 골망을 가르며 동점골을 기록했다.
기세를 이어가려 했다. 토트넘은 27분 주전급 선수 세 명을 동시에 교체 투입하며 추가 득점을 노렸다. 손흥민과 파페 사르, 데얀 클루셉스키가 들어왔다. 페리시치, 히샤를리송, 스킵이 빠졌다. 10분 뒤에는 매디슨까지 투입됐다.
경기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토트넘이 주전급 선수를 대거 투입하자 풀럼은 수비에 무게를 뒀다. 중원을 장악한 토트넘은 풀럼을 계속 몰아쳤다. 손흥민은 중원에서 날카로운 패스로 토트넘 공격을 풀었다. 페널티 박스 안까지는 도달했지만, 동료들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90분 정규 시간이 종료됐다.
대회 규정에 따라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1번 키커로 나선 안드레아스 페레이라와 손흥민은 성공했다. 2번 키커까지는 모두 넣었다. 하지만 토트넘 3번 키커 산체스의 슈팅이 막히며 균형이 깨졌다. 5번 키커까지 모두 넣은 풀럼이 토트넘을 잡고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주전 선수를 대거 뺀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2008년 이후 매 시즌 트로피 사냥에 나섰던 토트넘이다. 올 시즌은 유럽 대항전 진출에도 실패하며 비교적 수월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 잉글랜드 내 대회에 집중할 듯했다. 특히 카라바오컵은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대회로 손꼽힌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의 토트넘은 첫 경기에서 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기에 더욱 아쉬울 듯하다. 토트넘은 지난 3경기에서 2승 1무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브렌트포드와 1라운드 경기에서는 비겼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이 어느 정도 녹아든 2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과 3라운드 본머스전은 2-0 완승했다.
본체였던 주전 선수들이 빠지자 경기력이 확 뒤바뀌었다. 올 시즌 토트넘 핵심인 손흥민과 매디슨이 빠지자 공격 전개가 무뎠다. 로 셀소와 호이비에르는 파페 사르와 비수마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산체스는 여전히 로메로와 큰 격차를 보였다. 불안한 수비가 계속된 데 이어 승부차기까지 실축하며 패배 원흉으로 지목됐다.
카라바오컵에서 일찍이 탈락한 토트넘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프리미어리그 두 대회만 남겨뒀다. 오는 2일에는 번리와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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