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실패 논하려면 10년은 해야" 엄지원, 연기 사랑하는 배우의 열정[인터뷰S]

정혜원 기자 2023. 8.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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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지원. 제공| 티빙

[스포티비뉴스=정혜원 기자] 그 누구보다 연기를, 또 배우라는 직업을 사랑하는 배우 엄지원.

그는 데뷔 후 시트콤 단역부터 시작해 검사, 워킹맘, 악역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도전하며 자신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또 엄지원은 조급해하지 않으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왔다.

수많은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온 엄지원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잔혹한 인턴'을 통해 처음으로 오피스물에 도전했다. 그는 동시대의 사람으로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면서 걱정하고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감독과 작가가 드라마로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주는 드라마를 좋아하기에 '잔혹한 인턴'을 선택했다고.

'잔혹한 인턴'은 7년 공백을 깨고 인턴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가 성공한 동기 최지원(엄지원)에게 은밀하고 잔혹한 제안을 받으면서 겪는 내면의 갈등을 사회생활 만렙 경력의 경험치로 불태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엄지원은 극 중 유리천장 격파를 앞둔 마켓하우스의 실세이자, 세련되고 도회적인 상품기획실 실장 최지원으로 분했다. 카리스마와 리더십까지 갖춘 냉정한 포커페이스로,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다. 신입직에 지원한 전 회사 동기 고해라를 면접장에서 만나 자신의 팀 인턴으로 취업시키고는 달콤하면서도 잔혹한 '제안'을 건네는 인물이다.

그는 "나는 직장생활을 하진 않지만 배우라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여러가지가 있다. 제 고민과 제 친구들의 고민과 닿아 있는 부분들이 '잔혹한 인턴' 작품 속에 있었다"라며 "또 심각하지 않게 고민들이 오피스물 안에서 밝게 써 있었다. 그래서 더 받아들이기 편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 엄지원. 제공| 티빙

엄지원은 '잔혹한 인턴'과 화제작 '작은 아씨들'을 함께 촬영했다고 전했다. 그는 "'잔혹한 인턴'이 좋았던 건 '미생'처럼 정통 오피스물이 아니라 코믹을 약간 가미한 가볍게 건들이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촬영 당시 '작은 아씨들'과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통 오피스물이었다면 스케줄과 심리 상태 상 못했을 것 같다. 타이밍 적으로 이 점이 선택했던 장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오피스룩을 찰떡 소화하며 화제를 모았던 엄지원은 평소에도 연기를 할 때 인물에 적합한 비주얼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는 "최지원을 나타낼 수 있는 오피스룩과 헤어스타일에 신경썼다. 어떤 인물을 할 때 외형이 그 사람을 특정짓는다. 항상 비주얼라이징에 공을 들여서 작업을 하는 편이다"라며 "이번에는 깔끔하고 임팩트 있게 나왔으면 해서 푸는 머리, 묶는 머리 딱 두 가지만 했다"고 열정을 보였다.

엄지원은 극 중 라미란과 함께 극을 이끌어 나간다. 라미란과의 호흡은 찰떡이었다고. 특히 두 사람은 2013년 영화 '소원' 이후 약 10년 만에 작품에서 재회했기에 더욱 의미가 남달랐을 터.

엄지원은 "과거의 지원과 해라, 현재의 지원과 해라는 둘 다 서로 맞는게 하나도 없다. 근데 같이 일하는 라미란 배우는 같이 일하기 너무 좋은 배우다. 편하게 잘 촬영했다"라며 "미란 언니와 저는 둘 다 연기를 할 때 상대의 연기에 따라서 변화시켜주는 사람들이다. 모든 촬영을 리허설하면서 동선을 만들었고, 언니도 베테랑이라서 잘 맞았다"라고 라미란과의 호흡에 대해 만족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 엄지원. 제공| 티빙

엄지원은 영화 '미씽'부터 드라마 '산후조리원', '작은 아씨들', 현재 방영 중인 '잔혹한 인턴'까지 여성 서사가 있는 작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그는 여자 엄지원으로서 여성 서사가 있는 작품에 관심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여성서사가 있는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는 말자체가 오히려 더 차별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엄지원은 오랜 시간 연기를 해오면서 단 한번도 슬럼프를 겪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그가 배우라는 직업을 사랑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강약조절을 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엄지원은 일을 할 때도 열심히 쉴 때도 열심히 하는 배우였다. 또한 그는 스스로에 대한 대단한 평가와 자책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자신의 성격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엄지원은 "배우라는 일 자체가 마라톤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 작품 한 작품이 너무 소중하지만 크게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냥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인생에 특별한 나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나이가 많이 들어서 노년까지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연기 인생에 대해 거창한 목표가 있는 건 아니다. 스스로도 다음 작품을 뭘 하게 될지, 다음 작품은 어떻게 연기할지 아직도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이다. 그런 것에 감사함이 있다"고 행복해했다.

연기 인생을 마라톤으로 비유한 엄지원은 현재 자신은 중반까지 달려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감독, 작가, 스태프, 제작자, 배우들을 만나고 싶다. '좋은'이라는 의미는 광범위하니까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 엄지원. 제공| 티빙

엄지원은 연기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품고 있었다. 그는 "책, 영화, 음악 등 문화가 세상의 현재를 대변하기도 하고, 뭔가를 움직이기도 한다. 그래서 제가 연기를 사랑하면서 좋아하는 것 같다. 수많은 좋은 작품으로부터 에너지와 영감을 받아서 배우가 될 수 있었다"라며 "어떤 일에서 성공과 실패를 논하려면 10년 이상 해보라고 한다. 10년을 버티면 어느정도 능력과 굳은살이 생긴다. 제가 (배우를) 20년을 했으니까 어느정도 이 일에 대한 근력이 생긴 것 같다. 제가 감당할 수 없는 힘든 게 있으면 힘들어질 수도 있지만, 어느정도의 요동에 대해서는 평정심을 잃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근력이 생겼다"고 말하며 단단해진 배우가 된 자신의 모습에 대해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한편 엄지원이 출연하는 '잔혹한 인턴'은 티빙에서 매주 금요일 오후 4시에 공개되며, tvN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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