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줄줄이 '방송 송출 협상' 중단…케이블 방송 '블랙아웃' 올까

이소라 2023. 8.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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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송출수수료 부담에 시달리던 홈쇼핑 업계가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방송 송출 협상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이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채널을 빌리고 지불하는 사용료다.

업계 관계자는 "텔레비전 시청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몇 년 동안 피해를 감수해왔지만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입자가 줄고 있는 케이블방송 사업자도 홈쇼핑 송출수수료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커서 좀처럼 양보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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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출수수료 재계약 놓고
홈쇼핑·방송사업자 갈등 
실제 송출 중단 가능성 적어
다양한 배경 영상을 띄우는 미디어월과 확장현실(XR) 기술을 적용한 CJ온스타일의 판매 방송 모습. CJ온스타일 제공

매년 송출수수료 부담에 시달리던 홈쇼핑 업계가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방송 송출 협상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송출수수료를 내리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더 이상 방송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의미에서다.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는 사이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입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매년 수익성 떨어지는데…송출수수료는 ↑

홈쇼핑 방송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방송매출액 비율. 그래픽=송정근 기자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21일 홈페이지 공지 사항을 통해 지역 케이블방송 사업자인 딜라이브 강남케이블티브이와 방송 송출 계약이 끝나 10월 1일부터 방송 송출을 하지 않는다고 알렸다. 송출수수료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롯데홈쇼핑이 자발적으로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한 것이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이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채널을 빌리고 지불하는 사용료다. 시청자들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 자릿수 채널 등 S급 채널은 송출수수료를 더 많이 내야 한다.

최근 현대홈쇼핑과 CJ온스타일은 LG헬로비전에 방송 송출 협상 중단을 알렸다. 송출 중단이 실제로 이뤄지면 현대홈쇼핑은 9월 말부터, CJ온스타일은 10월부터 전국 23개 지역 LG헬로비전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송출수수료 논란은 업계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고질적 문제로 여겨졌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텔레비전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며 매년 수익성이 줄고 있는데 송출수수료는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7개 홈쇼핑 회사 기준 전체 매출에서 방송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49.4%로 5년 전(60.5%)보다 18.3% 감소했다. 그러나 방송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은 매년 올라 2018년 46.1%에서 지난해 65.7%까지 치솟았다.


홈쇼핑 "매출 타격 커서 버티기 힘들어…추가 협상 중"

홈쇼핑 업계가 줄줄이 유료방송사업자에게 '방송 송출 협상 중단'을 통보해 '블랙아웃' 우려를 낳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홈쇼핑 업계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앞서 일부 업체는 LG헬로비전에 송출수수료가 더 낮은 뒷번호로 채널 변경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텔레비전 시청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몇 년 동안 피해를 감수해왔지만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입자가 줄고 있는 케이블방송 사업자도 홈쇼핑 송출수수료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커서 좀처럼 양보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전체 케이블 방송의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액은 7,558억 원으로 방송 사업 전체 매출의 41.9%를 차지했다.

특히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송출수수료 협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지만 강제력이 없어 효과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료방송 사업자가 홈쇼핑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통지하던 계약절차와 대가 산정 기준은 올해부터 양자가 상호 협의해 결정해야 하는데 유료방송 사업자가 기존 방식을 고수한다는 지적이다.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과기정통부가 대가검증 협의체를 구성해 중재에 나설 수 있다.

그럼에도 실제로 방송 송출이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이해관계자들의 판단이다. 홈쇼핑은 여러 협력사와의 관계까지 고려해야 하고 유료방송 사업자는 홈쇼핑이 빠질 경우 생길 매출 타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료방송 사업자와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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