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FA되면, 어느 팀에나 매혹적인 선수” 토론토 중계진까지 인정, 의외의 대박 터지나

김태우 기자 2023. 8. 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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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귀 후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류현진
▲ 복귀 후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중인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정확하지는 않지만, 굳이 따지면 류현진(36‧토론토)은 선수 경력에서 크게 두 번 정도의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행사했다고 볼 수 있다. 2013년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게 첫 번째다.

물론 당시 포스팅시스템은 전형적인 FA 계약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당시까지만 해도 입찰에서 최고액을 써낸 팀이 독점적인 협상 권리를 갖는 시스템이었다. 류현진은 팀 선택의 자유가 없었다. 포스팅 금액을 원 소속팀인 한화에 그대로 줘야 하기 때문에 개인 연봉 협상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실제 류현진은 당시 LA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런데 포스팅 금액까지 합치면 6년 6000만 달러가 넘어가는 대형 계약이었다. 2년 더 일찍 미국에 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금전적 부분은 조금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진짜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구단의 퀄리파잉오퍼(보상FA선수 자격)를 수락한다. 당시 어깨 부상 회복을 완벽하게 증명하지 못했기에 일단 1년 계약을 받고 FA 재수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2019년 역사적인 시즌을 보낸 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에 계약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류현진의 첫 FA 자격 행사였다.

그리고 그 계약도 어느덧 끝날 시점이 다가왔다. 올 시즌을 끝으로 토론토와 계약이 끝난다. 첫 시즌인 2020년은 에이스 면모를 과시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오를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했다. 2021년도 성적이 다소 처지기는 했지만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했다. 다만 2022년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1년 이상의 공백이 있었다. 좋은 기억, 그렇지 않은 기억이 공존하는 4년 계약이다.

다만 부상에서 복귀한 후로는 힘을 내고 있다. 류현진은 복귀 후 5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25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직 구속이 완벽하게 돌아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커맨드와 구종 구사 능력을 앞세워 승승장구 중이다. 포심, 커터, 싱커, 체인지업, 커브를 원하는 곳에 고루 던진다. 타자들은 다음 공이 무엇인지 예상할 수 없다. 여기에 딜리버리도 똑같다. 눈으로 뭔가를 잡아낸다는 게 불가능하다.

▲ 류현진은 다양한 구종을 정확하게 던지며 노쇠화 논란에 쐐기를 박고 있다
▲ 류현진은 느린 구속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장점을 앞세워 경쟁력을 과시 중이다

두 가지를 과시했다. 우선 팔꿈치 수술로부터 완벽하게 회복됐음을 증명했다.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있다. 두 번째는 류현진이 느린 구속으로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증명해 내고 있다. 류현진의 제구력과 커맨드는 아무나 따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구속은 나이를 먹고 더 떨어져도, 이런 능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에 류현진이 올 시즌 뒤 FA 시장에 나가도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에이스급 대우는 기대하기 어렵다. 4년 전 4년 8000만 달러와 같은 대형 계약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이도 내년에 37세가 된다. 그러나 1~2년 계약이라면 충분히 보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구 우승을 해야 하는데 3~5선발에 베테랑 투수가 필요한 팀, 혹은 리빌딩 과정 기간을 책임질 수 있는 베테랑 선수들이 필요한 팀은 항상 있다.

캐나다 스포츠 네트워크이자 토론토의 주관 방송사인 ‘스포츠넷’의 베테랑 캐스터 댄 슐만도 이와 의견을 같이했다. 슐만은 지난 27일 클리블랜드전 당시 류현진 대해 “아주 날카로운 투수”라면서 “류현진의 계약이 (올해로) 끝난다는 것을 잊지 마라”며 류현진이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는 것을 환기했다.

이어 슐만은 “우리는 토론토의 관점을 생각해야 한다. 글쎄, 류현진은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여기서 끝내자(let's call it)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라면서 토론토와 재계약할 가능성 자체는 조금 낮게 봤다. 그러면서도 “류현진은 30개 팀에 여전히 자신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FA가 되면 어디와 사인을 하든 매혹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류현진은 FA 시장에서 꽤 많은 수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AP통신
▲ 현재 시세를 고려하면 류현진의 몸값은 연간 1000만 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AP통신

슐만은 “어떤 팀이든 그가 완벽하게 건강하다고 믿는다면 그는 여전히 좋은 메이저리그 피처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류현진이 내년에도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개인적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 류현진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력을 가진 선수들, 그리고 부상 경력이 잦은 선수들을 1~2년 계약으로 영입해 긁어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많다. 베테랑 리치 힐도 올해 피츠버그와 1년 700만 달러에 계약하기도 했다. 요즘 시세가 그렇다. 류현진이 토론토와 계약했을 때보다 또 많이 올랐다. 류현진도 계약 기간이 문제일 뿐, 연간 1000만 달러 이상의 단기 계약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지금 기량이라면 쟁탈전이 꽤 치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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