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으로 또 한 걸음 성장 최수영 “한 장면을 연기해도, 짜릿함 주는 배우 되고 싶어요”[스경X인터뷰]
“감독님께서 첫 장면 촬영을 보시고 ‘엄마에게 맞추지만 말고 동등한 에너지를 주라’고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관념적인 단어잖아요. 임시완 오빠를 만나서 하소연한 적이 있었어요.”
모든 배우들이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 스스로를 단련하고 고민에 빠진다. 이는 가수로서 성공의 최정점을 찍었던 최수영도 다르지 않았다. 다른 연기, 다른 캐릭터를 선보이고 싶었고 한 번 보면 잊지 못할 느낌도 주고 싶었다.
지니TV ‘남남’에서 김진희 역을 연기한 최수영의 이번 여정은 또 한 번의 ‘성장’으로 정리된다. 무엇보다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어떤 부분에 노력해야 한다는 방향성은 깨달았다. 물론 진희 역할로 호응을 얻은 것은 물론이다.
“저는 부족함이 많은 배우라, 뭔가를 하면서 얻는데요. 지금까지 많은 작품에서 깨달음을 얻었어요. 지금까지의 작품은 제가 끌고 갔다고 단언할 수 없는데, 전혜진 선배를 만난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지만 12부작을 끌고 가니 배울 것이 더 많다는 느낌을 얻었어요.”
김진희는 철부지 엄마 김은미(전혜진)와 함께 살면서 실질적으로 엄마를 보호해주는 역할이다. 그 스스로 삶의 여러 걸림돌이 있지만, 묵묵히 엄마를 지켜준다. 경찰로서 파출서에서는 거침없는 정의를 행하다가도, 그곳에 만난 은재원(박성훈)과의 달달한 로맨스를 보이기도 했다.
“가장 먼저 진희에게 감정이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진희의 성장을 느꼈으면 했죠. 저는 사실 언젠가부터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늘 속에 듣던 말이 ‘수영이 연기가 자연스러운 건 알겠는데, 그다음이 뭐가 있을까’였죠. 그런 고민을 선배님뿐 아니라 이민호 감독님과 이야기하며 풀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딸과 엄마 사이는 복잡다단해 모두에게 각자의 우주가 있다고들 한다. 최수영의 친엄마 역시 ‘남남’을 보고 어느 날 갑자기 최수영에게 “내가 은미 같니?”라는 질문을 해오기도 했다. 은미의 경우처럼 극단적이진 않지만, 최수영과 친엄마도 오랜시절을 거치며 딸과 엄마만이 가질 수 있는 공감 그리고 갈등을 겪었다. 이제 어느 정도 엄마에게 역할을 부여해드려야 엄마가 행복하시다는 경지까지 이해가 깊어졌다.
“진희는 비록 드라마에서 극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여러 일을 겪었어요. 큰일을 겪었지만 이를 크게 받아들이지 않죠. 그런 면에서는 제 성장사와도 닮았어요. 오히려 제 내면을 많이 녹일 수 있는 캐릭터라 좋았어요. 엄마가 전혜진 선배라 더 좋았고요.”
그가 ‘남남’을 하고 싶었던 것 역시 전혜진이라는 배우의 존재 때문이었다. 같이 호흡을 맞추는 동료이기도 하지만 매번 달라지는 전혜진의 연기를 두 눈 치켜뜨고 구경할 좋은 기회였다. 전혜진에게서 대사가 매번 다르게 오면, 최수영이 그게 맞게 받아치고 그러다 보면 어느 장면의 톤이 달라지는 경험은 재미였다. 촬영이 안 끝나면 좋겠고, 행복한 현장이었다.
“혜진 선배님은 사랑스러운 분인 것 같아요. 귀엽고 사랑스러우시죠. 물론 카리스마 있고 당당한 캐릭터도 하시지만 사랑스러운 분이에요. 대본을 보니 이것은 선배님의 인생 캐릭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기 천재시지만 타고난 사랑스러움에서 나오는 매력도 큰 분이에요.”
2007년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로 연예계에 데뷔한 최수영은 같은 해 방송된 KBS2 ‘못 말리는 결혼’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2013년 tvN ‘제3병원’에서부터는 연기에 몰두하는 날이 늘었다. ‘내생에 봄날’ ‘밥상 차리는 남자’ ‘런온’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등에서 성격은 다르지만 주로 내면이 단단한 역할을 주로 했다.
“한 장면을 연기해서 짜릿함을 선사하는 배우가 있어요. 어느 순간부터 제게 그런 매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잘하는데 매력이 없다’는 생각요. 제 매력은 사랑스러움인지 당당함인지, 처연한 것인지 단지 발음이 좋은 것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전혜진 선배와 연기를 하면서 그런 고민에 임시완 오빠를 붙잡고 하소연을 했는데 ‘에너지를 주고 싶으면 속을 욕을 해봐’ ‘맞서 싸워봐’하고 조언을 해주더라고요.”
짜릿한 연기에 대한 갈증은 짜릿한 캐릭터에 대한 갈증으로도 이어졌다. 처음 그에게 연기의 짜릿함을 선사했던 ‘런온’에서 최수영에게 부잣집 딸 캐릭터를 떠올려준 제작진에게 감사했다. 그 흔한 메이크업도 안 하고, 옷도 아무렇게나 입고 뒹굴었던 ‘남남’의 경험은 또 다른 연기를 할 수 있겠다는 설렘으로 이어졌다.
“소녀시대의 화려한 이미지 때문이기도 하겠죠. 하지만 제가 소녀시대라는 건 본질적인 부분이고 바꿀 수 없는 거예요. 같이 연기한 박성훈 오빠가 ‘더 글로리’의 재준을 잊게 하는 것처럼 제게도 언젠가 그런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헤어질 결심’에 탕웨이 같은 캐릭터도 할 수 있겠죠.”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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