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에 재정지원 재개 제안”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에 재정 지원을 재개하는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우디가 이스라엘과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되고 있다.

2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다음 주 중 사우디에 대표단을 파견해 재정 지원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사우디 관리들은 이스라엘과의 관계에 대해 팔레스타인 대통령이자 자치 정부 수반인 마흐무드 압바스의 지지를 확보하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 AP 연합뉴스

사우디는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으로 1948년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해 왔다.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에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하지만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부패와 무능을 이유로 2016년부터 재정 지원을 삭감하기 시작했고, 2019년에는 재정 지원 규모를 연간 7400만달러 줄인데 이어 2021년부터 재정 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WSJ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사우디의 재정 지원 재개는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 지원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 4월 사우디에서 열린 회의에서 압바스에게 자금 지원 재개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이스라엘로부터 독립을 지향하면서도 비판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무장 정파인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무력으로 저항하는 방향을 고수 중이다. 이에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재정 지원을 등에 업고 하마스를 제압하고, 자치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을 안정시키기를 원한다. 하마스가 무장 투쟁을 고수하는 이상,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외교 관계 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를 지원해 하마스를 제압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WSJ는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치안을 통제할 수 있다면 재정 지원을 재개할 것이며, 독립 팔레스타인을 건설하려는 노력을 막고 있는 이스라엘로부터 어떤 거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 충돌을 줄이는 것은 사우디와 이스라엘 외교 관계 정상화라는 더 넓은 목표를 향한 중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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