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톱’ 염두에 둔 밑그림? 클린스만호 ‘부상+출전제로’ 스트라이커 3인 발탁 모험수

김용일 2023. 8. 3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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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가운데) 감독이 지난 3월 우루과이와 평가전 후 손흥민과 악수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새 얼굴 발탁이 눈에 띈 다른 포지션과 다르게 최전방 스트라이커 3인은 그대로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다.

출범 이후 4경기(2무2패)째 승리가 없는 ‘클린스만호’는 9월 유럽 원정 A매치 2연전을 소화한다. 9월8일 오전 3시45분(이하 한국시간)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와 격돌한 뒤 잉글랜드로 이동, 13일 오전 1시30분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6월 안방 A매치 2연전에서 페루에 0-1로 패하고, 엘살바도르와 1-1로 비긴 뒤 자택이 있는 미국에 주로 머물러 ‘근무 태만’ 논란에 직면했다. 한국 사령탑 부임 전 국내에 거주하며 축구 문화를 익히고 유망한 자원을 살피겠다는 약속과 정반대 행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지난 17일 본지를 비롯해 대한축구협회(KFA) 출입기자단과 화상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다고 단정하는 건 과장”이라며 “선수들과 소통하고 관찰하는 방법이 20~30년 전과 다르다. 직접 만날 수도 있지만 현재 지속해서 연락하며 관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클린스만 감독 대신 마이클 김 코치와 차두리 어드바이저가 중심이 돼 K리거 등을 살피고 있는데, 수장의 시선이 지나치게 유럽파를 향해 있다는 비판이 따랐다. 결과적으로 9월 A매치 2연전의 내용과 결과가 중요해졌다. 그 역시 잘 인지하고 있다.



일단 9월 소집 명단을 보면 2선과 후방에 새로운 자원을 뽑았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 이순민(광주)과 센터백 김지수(브렌트퍼드), 골키퍼 김준홍(김천)이 A대표팀에 최초로 뽑혔으며 이동경(울산) 강상우(베이징궈안) 등 멀티 능력을 지닌 자원을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불러들였다. 클린스만 감독이 차두리 어드바이저 등 코치진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뽑은 이들이 상당수 있는데, 기존 멤버와 조화를 어떻게 이루느냐가 ‘근태 논란’을 뒤집을 또 하나의 포인트다.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유일하게 변화가 없는 포지션이 있다. 최전방 공격수다. 지난 3월과 6월 A매치 당시 소집한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노팅엄 포리스트) 오현규(셀틱) 유럽파 3총사를 그대로 명단에 집어넣었다.


애초 이번엔 스트라이커 진용에 변화가 따르리라는 견해도 있었다. 우선 3명의 상황이 좋지 않다. 조규성은 올여름 덴마크 리그 진출 이후 개막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쾌조의 골 감각을 뽐냈지만 지난 21일 브뢴비전에서 킥오프 20분 만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햄스트링 부상은 부상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최소 3주 이상의 ‘완전 휴식’을 권한다. KFA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이 조규성 뿐 아니라 역시 햄스트링을 다친 황희찬(울버햄턴)과 소통, 이번 소집에 무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의조(왼쪽부터), 조규성, 오현규. 제공 | 대한축구협회




황의조는 특별한 부상은 없지만 올 시즌 노팅엄 주전 경쟁에서 밀려 1경기도 뛰지 못했다. 실전 감각에 우려가 있다. 오현규의 사정은 가장 안 좋다. 이달 초 종아리를 다쳤고 올 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개막 이후 역시 1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K리그1 득점 선두(13골)를 달리는 주민규(울산)의 발탁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왔는데, 그는 또다시 외면받았다. 명단 발표를 앞두고 “솔직히 0.1% 기대한다. 그동안 상처를 너무 받아서…”라며 태극마크와 유독 연이 없는 것에 아쉬워한 주민규는 또 한 번 탈락의 아픔을 느껴야 했다.

‘명 스트라이커 출신’인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인 만큼 기존 유럽파 3총사가 이번 A매치에서 어떠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냐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물론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최전방 배치를 염두에 둔 결정일 수도 있다. 그는 소속팀에서도 주포지션인 왼쪽 윙어로 뛰나, 경기 중 최전방 원톱 구실을 해내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전부터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지금까지 호흡해 온 스트라이커 진용에 변화를 주기보다 신뢰를 굳건히 하면서 ‘믿고 쓰는’ 손흥민 활용 폭을 넓히려는 의도도 감지된다.

A매치가 참가하는 태극전사 중 국내에서 뛰는 선수는 9월4일 출국하며, 해외리그 소속 선수는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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