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실적 더 기대” 제과 향한 눈높이↑…정작 업계는 ‘글쎄’
해외사업 고성장 지속…고마진 제품으로 수익성 UP
곡물가 다시 꿈틀…“원가부담 여전해 불확실성 커”
제품가격 이미 인하했는데…"원자재 가격 예의주시"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올해 상반기 실적 선방에 성공한 제과업계를 향한 눈높이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인도·중국·동남아 등에서의 해외사업이 호조를 이어가고 원가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밀가루, 설탕 등 국제 식량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원가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에 경계를 하는 모습이다.
상반기 실적 선방…증권가 “하반기 개선 폭 더 클 것”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280360), 오리온(271560), 농심(004370) 등 주요 제과업체의 올 하반기 실적 개선 폭이 상반기보다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과 3사는 제품가격 인상, 해외사업 선전 등에 힘입어 올 상반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롯데웰푸드는 상반기에 전년동기대비 86.3% 늘어난 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88.2% 급등한 672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각각 7.6%, 6.6% 늘었다. 농심 역시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13.8%, 204.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 따른 국제 밀 가격 급등을 비롯해 설탕, 팜유 등의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있었지만, 일부 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원가부담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중국, 인도 등 주력시장에서의 해외 판매가 경조한 성장세를 이어갔고, 국내에서도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초콜릿, 껌, 캔디 등의 수요가 늘어난 덕을 봤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 제과업계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전년동기대비 45.0% 넘게 늘어난 1114억원으로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온과 농심도 전년동기대비 각각 4.8%, 46.7%의 영업이익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에 일부 증권사들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롯데웰푸드, 오리온, 농심의 올해 실적 추정치를 높이고,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해외시장에서의 매출 고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사업도 고마진 제품군 확대를 통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포장재 등 부자재 가격도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파악돼 전반적인 원가부담도 하반기에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안정세를 보였던 주요 곡물과 팜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다시 들썩이는 점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흑해 곡물 협정 종료의 영향 등으로 지난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전월대비 1.3% 상승했다. 특히 국제 밀 가격이 9개월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요 밀 생산국의 생산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팜유 가격이 오르는 등 유지류 가격지수도 12% 넘게 뛰었다.
이에 더해 인도가 7년 만에 설탕 수출을 금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공급 부족 현상으로 설탕 가격 급등도 우려된다. 인도는 브라질, 태국과 함께 세계 3대 설탕 수출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제당업계는 지난해 원부자잿값·인건비 상승 여파로 설탕 가격을 20% 이상 인상한 바 있다.
제과 업계에서는 국제 곡물가격 상승 등이 즉각적인 원가부담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상황이 장기화 할 경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국내 제분·제당업계를 거쳐 통상적으로 3개월 가량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는 점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다만 지난해 이미 원자재 가격 이슈를 겪어봤던 만큼, 영향은 이전보다 덜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으로 올 들어 일부 기업들의 경우 제품가격을 내렸던 터라 실적 악화 우려는 더욱 크다.
최근 농심을 비롯해 롯데웰푸드, 해태제과가 일부 제품가격을 내렸고, 오리온도 일부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가격인하 계획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처럼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반영해 제품가격을 올리기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외에도 인건비나 물류비 등 각종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아 하반기 실적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후섭 (dlgntjq@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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