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⑨ 레슬링 정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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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기를 겪는 한국 레슬링에도 희망은 있다.
정한재는 김현우, 류한수(이상 삼성생명)의 뒤를 잇는 한국 레슬링 차세대 에이스로 꼽힌다.
남다른 탄력과 폭발적인 힘을 갖춘 정한재는 한국 레슬링 경량급 간판급 선수로 성장했다.
정한재는 지난해 열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며 생애 첫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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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출신 아내 도움으로 우뚝…들어 메치기로 금메달 정조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침체기를 겪는 한국 레슬링에도 희망은 있다.
남자 그레코로만형 60㎏급 간판 정한재(27·수원시청) 이야기다.
정한재는 김현우, 류한수(이상 삼성생명)의 뒤를 잇는 한국 레슬링 차세대 에이스로 꼽힌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내에서도 가장 국제 경쟁력이 뛰어난 선수로 평가된다.
정한재는 중학교 재학 시절 레슬링을 배웠다.
당시 유도 선수로 활동했으나 체질 문제로 체중이 늘지 않자 주변의 권유로 전향했다.
유도 선수로 성공 가능성이 작아 보이자 작은 체구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레슬링을 선택한 것이다.
정한재는 금세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남다른 탄력과 폭발적인 힘을 갖춘 정한재는 한국 레슬링 경량급 간판급 선수로 성장했다.
태극마크를 단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오랜 기간 같은 체급 최강자로 군림했던 김승학(성신양회)에게 번번이 밀렸기 때문이다.
벽을 넘지 못하던 정한재는 2020년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마침내 김승학을 꺾고 세대교체를 알렸다.
실력을 키운 정한재는 높게 도약할 시기에 최악의 악재를 만났다.
그는 2020 도쿄 올림픽 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정한재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세계 쿼터대회 직전 코로나19에 확진돼 훈련하지 못했고, 최악의 컨디션으로 대회에 나섰다.
당시 정한재는 혼신의 힘으로 준결승까지 진출했으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해 결승 무대에 설 수 없었다.
해당 대회 체급별로 걸린 올림픽 출전권이 2장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불운은 계속됐다. 정한재는 지난해 열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며 생애 첫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듯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선발전 결과가 백지화됐다.
거듭된 악재에 정한재는 심한 속앓이를 했지만, 완전히 주저앉진 않았다.
그는 아내와 함께 훈련하며 다시 이를 악물었다.
정한재의 아내는 레슬링 선수 출신 오혜민 씨로, 고교 동창인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결혼했다.
오혜민 씨는 상심하는 정한재를 끌어올렸다. 개인 트레이너를 자청해 함께 훈련하며 힘든 시기를 이겨냈다.
정한재는 최근 "아내는 운동뿐만 아니라 체중 관리 등 평소 생활에 큰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아내의 응원 속에 위기를 이겨낸 정한재는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4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정한재는 8강에서 세계랭킹 4위인 중국의 리궈차오를 꺾는 등 파란을 일으키며 결승에 진출했다.
금메달은 당시 세계 랭킹 1위를 달리던 졸라만 샤르센베코프(키르기스스탄)에게 내줬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연이어 격파하며 한국 레슬링에 희망을 안겼다.
지난 5월에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재선발전에서도 우승했다. 결승에서 만난 김승학을 3-0으로 누르고 출전권을 땄다.
이제 정한재는 생애 첫 국제 메이저 종합대회에 출전해 첫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주변에선 정한재를 우승 후보로 꼽는다.
소속 팀인 수원시청의 박무화 감독은 "정한재는 상대 선수를 들어 메치는 기술이 매우 뛰어나다"라며 "분명히 아시안게임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명 '뽑아 들기' 기술로 불리는 정한재의 특기는 하루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다.
그는 역도 훈련을 통해 근력과 유연성, 체력을 키우며 자기만의 기술을 만들었다.
정한재는 이번 대회 목표를 우승으로 잡았다. 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아내 목에 걸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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