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대학무대 이 선수 주목하라, 고려대 이동근

이재범 2023. 8. 30.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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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남녀 프로농구는 오프시즌이다. 이 기간에는 아마추어 팀들이 열전을 펼친다. 그 가운데 프로 진출을 바라보며 온 힘을 쏟는 대학 선수들에게 관심이 더 쏠린다. 대학무대에서 눈에 띄는 선수들을 소개한다. 이 자리에서는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 현장을 방문한 스카우트의 시선을 사로잡은 고려대 이동근이 어떤 선수인지 살펴보자.
※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8월호에 게재된 내용을 보완했으며 인터뷰는 7월 중순 진행됐습니다.

3X3 농구
대회를 나간 건 중학교 3학년 때부터다. 중학교 2,3학년부터 학교 동아리 농구를 시작하고, 3X3 농구 대회에 나갔다. 그 전에는 농구를 안 했다. 키도 큰 편이고, 친구들이 다 농구를 해서 친구 따라 같이 해보게 되었다. 친구들과 농구를 하다가 케페우스에서 연락이 왔다. 중3 때 대회에 나가서 우승도 하고, 입상도 했다. (실력이) 나쁘지 않았다(웃음). 농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고 한참 농구에 미치다시피 해서 학교 수업과 학원을 빠지고 농구만 해서 (실력이) 늘었다.

3X3 농구는 엘리트 농구보다 자유로워서 농구 영상을 보면서 대회 때 시도를 해보려고 했다. 오른손 잡이라서 오른손이 편하기는 한데 왼손도 나쁘지 않다. 왼쪽으로 아예 못 가는 정도는 아니다. 대회 나가서 자유롭게 해보면서 자연스럽게 연습이 된 듯 하다. 계속 시도를 하니까 그러면서 늘었다. 학교 동아리로 농구를 시작해서 선생님께 조금 배우고, 기본 드리블 연습도 했었다.

엘리트 농구 입문
이상국 (동아고) 코치님께서 전화하셔서 농구할 생각이 없냐고 하시고, 서울에서 열린 3X3 농구 대회까지 찾아오셔서 (농구선수를 하면) 잘 할 거 같다고 하셨다. 농구에 빠져 있는데 서울까지 찾아오시니까 한 번 믿고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20년에 농구를 시작하고, 2020년 2월 유급한 뒤 징계가 풀리고 경기를 뛴 게 2021년 7월이다. (유급했던) 그 때 오전과 오후, 야간에 드리블과 슈팅 등 기본기 훈련을 많이 해서 실력이 더 많이 올라왔다.

농구 시작하기 전에 프로 선수들이 코트에서 뛰는 경기 영상을 보고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농구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농구를 시작했을 때는) 진지함보다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부모님도 ‘농구선수가 안 되거나 정 힘들면 공부를 다시 하면 된다’고 하셨다. 부모님께서 ‘얼마 못 버티고 그만 둘 거라고 생각했다’고 하시더라. 하다 보니까 이렇게 왔다. 취미와 직업은 다르다는 걸 많이 느낀다. 취미는 내가 좋아서 하지만, 직업이 되면 좋든 싫든 일이라서 내가 해야 한다. 그 부분이 다르다. 우리나라 최상위 학교이고, 대학농구 1위인 고려대에 들어와서 굉장히 좋다.

김현준 장학금
처음에는 선정될 지 몰랐다. 잘 하는 선수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선정되어서 너무 좋았다. 그 동안 열심히 해서 보답을 받나 생각했다. 김현준 장학금을 받은 프로 선수들이 많으니까 나도 그렇게 되어야겠다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여겼다. 코로나19라서 병원에 가서 검사 받고, 장학금만 받은 뒤 내려왔다. (장학금은) 부모님께서 ‘네가 받은 거라서 네가 가지고 있으라’고 하셨다. 농구화나 농구용품을 사고, 남은 건 모아뒀다. 부모님께서 ‘어차피 용돈 나가는 건 똑같으니까 갖고 있다가 필요한 곳에 쓰라’고 하셔서 따로 빼놓고 잘 보관하고 있다.

고교 무대 평균 25-20
(2학년 평균 26.7점 21.3리바운드, 3학년 평균 25.6점 21.0리바운드) 일단 고등학교 때 매경기 40분을 뛰어서 출전 시간이 길고, 팀에 키 큰 선수가 나 밖에 없었다. 자신 있는 리바운드는 내가 거의 다 잡으니까 그런 기록이 나왔다. 거의 매경기 40분씩 뛰어서 조금 힘들기는 했는데 이겨야겠다고 생각하며 뛰었다. 계속 40분씩 뛰니까 적응해서 힘들지 않았다.

4쿼터 막바지에는 힘들었다. 40분 다 그렇게 뛰기는 힘들어서 조절하기도 했다. (경기 시작할 때) 40분을 뛴다고 마음 먹고 들어갔다. 경기를 뛰는 게 즐거우니까 그렇게 힘들었던 거 같지는 않다. 경기를 많이 뛰어서 좋았고, 경기 뛰면서 조절했다. 반대로 공격만 해서는 이길 수 없어서 수비 때 열심히 하고, 공격 때 쉬거나 자유투를 얻으면 한 숨을 돌리고 쐈다. 데드볼이 되면 천천히 하고, 힘들면 동료들에게 세트 오펜스를 하자고 하며 조절했다.

고려대 입학 전 3X3 농구 코리아투어 고등부 우승
고교 시즌이 다 끝나고 입시 준비를 하는데 실기 있는 학교가 있어서 운동도 할 겸 겸사겸사 학교 친구들과 추억도 쌓을 겸 나갔다. 아무래도 5X5 농구를 하기 전에는 개인기와 드리블로 수비를 뚫으려고 했는데 5X5 농구 후 3X3 농구를 하니까 드리블보다 잽 스텝 등으로 간결하게 돌파하고, 리바운드에 좀 더 집중했다. 수비도 1대1보다 3X3 농구지만 뚫리면 로테이션도 했다. 농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3X3 농구는 반코트, 5X5 농구는 풀 코트인데다 시간도 길어서 적응이 문제였다. 3X3 농구를 해서 체력이 좋은 것도 있지만, 고등학교 때 40분씩 뛰어서 체력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

가드 수비
동계훈련 때 아무 것도 모르고 입학한 신입생이었다. 농구를 정식으로 배운 건 대학에서 처음이다. 그냥 열심히 뛰어다녔는데 따라가는 게 어려움도 있고, 질책도 많이 들었다. 그렇게 훈련하면서 체력이 올라오고, 수비 스텝과 노하우를 알려주셨다. 체력이 되니까 상대가 어디로 갈지 예측하면서 막으니까 좀 더 수월하다. 경기 전에는 팀 단체로 비디오 미팅을 하고, 내 매치나 상대 선수가 뭘 좋아하고, 어느 쪽 돌파를 좋아하는지 보니까 경기 때 나온다. 단체 미팅을 할 때 감독님, 코치님께서 세세한 걸 알려주신다. 알고 들어가는 게 확실히 낫다. 기억에 안 남더라도 한 번씩은 보고 들어간다. 우리 형들이 잘 하고, 내가 구멍이 나도 메워줘서 힘든 매치업은 없었다.

덜 주목 받은 문유현 중용
모두 열심히 하지만, 문유현이 운동도 성실하게 한다. 앞선 형들(박정환, 김도은)이 부상이라서 그럴 수 있지만, 동계훈련부터 열심히 준비했다. 연습경기에서 본인(문유현)의 능력을 보여주니까 믿고 기용하시는 거 같다. 활동량도 많고, 볼 가진 가드 압박을 잘 하니까 뒤에서 수비하기 편하다. 드리블. 패스, 슛 다 잘 한다. 필요할 때 3점슛을 넣어주고, 유현이 패스를 잘 받아서 잘 넣는다. 내가 말할 건 아니긴 한데 (문유현이) 조금 더 안정적이면 좋을 듯 하다. 내가 이렇다 저렇다 할 건 아니다(웃음). 안정적이면 훨씬 좋겠다.

3점슛 성공률 15.6%(5/32)
고등학교 시절 3점슛을 던질 때 자신 있고, 연습도 많이 해서 더 자신 있었다. 고등학교 때 내가 해결해야 하니까 부담이 덜 했다. 편하게 던졌다. 대학은 공 하나의 무게가 다르다. 공을 잡으면 꼭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던질 때 더 주저하고 안 들어갔다. 1학년이라서 뭐라도 보여줘야겠다는 마음도 있다. 그래서 더 영향이 있는 듯 하다. 편하게 던지려고 하고 연습도 많이 한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완벽한 기회일 때는 안 들어가는데 샷클락에 쫓길 때는 들어가더라(웃음). 시간이 없으니까 생각 없이 던져서 들어가는 거 같다(웃음).

 

블록 비교, 고교 4.1개→대학 1.4개
고등학교 때는 골밑에서 상대 센터들을 막으면서 앞선 선수가 치고 들어올 때 도움수비로 블록을 했다. 대학에서는 앞선 수비도 하니까 블록이 줄어든 거 같다. 아직까지 높이가 엄청 높다고 느낀 이런 선수는 없었다. 블록은 예측도 있지만, 감이다.

유연한 몸과 부드러운 슛 터치
재능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농구를 시작한 뒤 열심히 운동을 했던 게 나오지 않나 싶다. 농구를 늦게 시작해서 유급하고 학교를 안 가니까 다른 선수들보다 운동을 많이 했다. 거기서 나오고 있다고 생각하다. 스트레칭을 할 때 몸이 유연하지 않는데 농구할 때 유연하다. 몸을 잘 쓴다. 고등학교 때 농구를 시작한 뒤 밸런스 운동도 많이 하고, 하체 운동을 많이 하면서 유연해졌다. 이상국 감독님도 많이 도와주시고, 코치님(박보현)도 계셨는데 굉장히 많이 도와주셨다. 오전에 운동을 알려주시고, 오후에 단체 훈련을 하고, 야간에 남아서 운동을 봐주셨다. 코치님께서 공부하신 뒤 밸런스와 웨이트, 드리블 연습 등을 직접 시켜주셨다. 1년 동안 그렇게 훈련했다

주희정 감독의 신뢰
동계훈련 때 농구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어렵고, 그랬다. 연습경기를 하고, 시즌을 치르면서 감독님께서 주문하신 걸 하려고 하고, 경기를 뛰면서 열심히 하고, 리바운드에 참여하니까 잘 봐주신 듯 하다. 기본적인 것, 팀 수비나 리바운드, 코트 안에서 열정 있게 열심히 하는 걸 강조하신다. 노하우 등을 흘려 듣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가 경기 때 한 번씩 해본다. (주희정 감독이 알려준 노하우는) 생각은 하는데 막상 하려고 하면, 그렇게 엄청 뛰어나지 않아도 계속 시도해보면 된다.

문정현과 매직 존슨, 그리고 포인트가드
(주희정 감독이) 너무 놓게 평가를 해주셔서(웃음) 기대에 부응해야 하기에 부담스럽고, 감사하다. 포인트가드까지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그 인터뷰를 보고 설레기도 하면서 내가 포인트가드까지 볼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문정현 형이나 최준용 선수는 농구 센스가 굉장히 좋다고 평가 받는다. 정현이 형은 센스가 정말 좋다고 생각하고, 이런 게 센스구나라고 느끼고, 알려줘서 배운다. 최준용 선수도 나와 비슷한 신장에 가드 수비도 하고, 센스가 좋아서 배우려고 (최준용의) 플레이를 본다. 보고 따라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농구 시작하길 잘 했다 싶은 순간
고려대 입학했을 때 그랬다. 열심히 해서 우리나라 대학농구에서 제일 잘 하는 팀에 들어왔다. 농구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를 이길 때마다 분위기가 좋고, 기분까지 좋으니까 농구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팬들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농구를 안 했으면 이렇게 많은 팬들 앞에서 응원을 받겠나 싶었다. 고등학교 때는 부모님과 관계자분 뿐이었는데 대학에서는 팬들께서 처음에 줄을 서 계셔서 당황했다.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더 많이 보러 오시니까 신나게 농구를 한다. 또 우승하면 다 기분이 좋다. 우리가 정규리그를 우승했다. 감독님, 코치님과 동계훈련부터 다같이 땀을 흘리고 고생해서 좋은 성적이란 보상을 받아서 굉장히 좋다.

이동근이 꿈꾸는 농구
나는 좋아하는 게 농구라서 농구를 하면서 즐거웠으면 좋겠고, 항상 이기기만 할 수 없지만, 최대한 지지 않고, KBL을 뛰는 프로 선수가 되고, 누구나 꿈꾸는 국가대표도 한 번 되는 게 내 꿈이다. 그런 선수는 없기는 한데 최대한 단점이 없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아직은 채울 게 많다. 농구를 몰라서 더 배워야 한다. 팀 수비를 더 배우고 싶고 공격할 때 볼 없는 움직임, 개인적으로는 슛을 빨리 확실하게 만들고 싶다. 연습을 많이 하고 있는데 확실하게 슈팅 능력을 키워서 기회 때마다 넣어주겠다(웃음).

BONUS ONE SHOT
스카우트들의 이동근 평가

아주 좋게 봤다. 역할이 주어지니까 본인의 장점이 보였고,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이 크다. MBC배에서 제일 빛난 선수가 아닌가 싶다. 센세이션 했다. 경험을 더 쌓으면 더 무서워질 거다. 신장 대비 볼 핸들링과 드리블이 좋고, 슛도 좋고, 돌파 후 가볍게 처리한다. 돌파한 뒤 발도 뺄 줄 안다. 키 큰 이우석 같은 느낌이다. 뒷선에서 세로 수비도 가능해서 매력적이다. 리바운드와 수비에서도 굉장히 높다. 블록 타이밍도 좋다. 아직은 자기보다 작은 선수와 매치업이 되었을 때 확실하게 득점하는 건 떨어져 보인다. (MBC배에서는) 주득점원이었기에 좀 더 과감하게 플레이를 했어도 괜찮았다.

이동근
고려대 1학년 / 198cm / 포워드 / 서림초-동산중-동아고
MBC배 5G 평균 17.4Pts 10.6Reb 2.0Ast 1.4BS FG% 49.3% FT% 82.6%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한필상,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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