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압구정 등 한강변' 깃발 꽂으려는 래미안…업계 '촉각'
여의도 압구정 등 서울 랜드마크 수주 공식화
디에이치 아크로 자이 등 브랜드 총출동 예상
삼성물산이 래미안을 앞세워 압구정·한남·여의도 등 '대어 사업지'에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물산이 서울 초고층 정비사업 단지 수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예고하면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물산은 한때 주택사업을 포기하는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주택 수주에 소극적이었고, 최근까지도 선별수주 전략을 이어왔다. 이런 와중에 '래미안, The Next' 발표를 계기로 한강변 랜드마크 수주전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삼성물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강변 랜드마크' 수주 참여 공식화
김명석 삼성물산 부사장이 지난 23일 '래미안, The Next' 발표회에서 "분양성과 사업성, 공정한 경쟁을 위한 컴플라이언스를 기반으로 그간 다소 소극적으로 수주해 온 건 사실"이라면서도 "(시공사 선정 시기를 앞당기는 내용의)서울시 조례 개정으로 다수의 랜드마크 물량이 나오게 되면서 향후 수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아기 낳았으니 방 하나 더 만들자"…래미안, 집 패러다임 바꾼다(8월25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15년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수주에 실패한 이후 2020년까지 약 5년간 정비사업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삼성물산은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래미안원펜타스) 수주전에 참여하면서 2020년 3월 정비사업 시장에 복귀했다.
같은해 5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8087억원)도 수주했다. 2021년엔 도곡삼호 재건축(915억원), 고덕아남 리모델링(3475억원), 2022년 방배6 재건축(3696억원), 이촌코오롱리모델링(4476억원), 흑석2 재개발(공공, 6762억원) 등을 수주했다.
꾸준히 수주활동을 이어왔지만 정비사업 수주 규모는 시공능력평가 2위의 현대건설에 비해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건설 정비사업 수주액은 9조3395억원이다. 그러나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2020년 1조487억원 △2021년 9117억원 △2022년1조8686억원 △2023년 1조4130억원에 불과하다.
압구정 여의도 한남 눈독들이는 건설사들 '긴장'
이처럼 소극적, 선별적인 주택수주를 이어온 삼성물산이 오랜만에 '래미안, The Next'를 통해 차세대 가변형 주거공간 등을 선보이면서 랜드마크 단지 수주를 공식화하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날 행사엔 김상국 삼성물산 부사장(건축주택사업부장)과 김명석 삼성물산 부사장(주택본부장), 조혜정 삼성물산 상무(라이프솔루션 본부장) 등 주택부문 임원들이 총출동하면서 더욱 이목을 끌었다.
김명석 부사장은 "서울시 랜드마크 (정비사업) 물량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일환으로 차세대 주거시스템 등의 상품을 준비했다"고도 언급했다.
삼성물산이 압구정·여의도·한남·목동 등 수주전에 적극 뛰어들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여의도와 한남동, 압구정이나 강남에서 초고층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단지들은 서울시 조례 개정으로 시공사 선정 시기가 앞당겨졌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시기가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 인가 이후'로 앞당겨졌다"며 "조합설립인가 이후 사업시행인가를 받기까지 최소 2~3년이 소요되면서 시공사 선정 시기가 최소 2년가량 앞당겨진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초고층 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향후 10년 안정적인 먹거리를 확보하고 랜드마크 단지를 확보함으로써 래미안 브랜드 파워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신속통합기획으로 초고층 개발에 참여한다면 공공성을 확보하면서도 초고층 건물에 대한 기술력을 증명하는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점이 있다"며 "한강 변에 래미안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것만으로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지역은 삼성물산뿐 아니라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주택사업을 하는 대형건설사들도 눈독을 들이는 곳인 만큼 삼성물산의 이같은 선제적인 움직임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한 경쟁 건설사 관계자는 "압구정 여의도 목동 한남 등은 향후 10년 이상의 주택사업이 달려 있는 곳이라할 만큼 중요한 지역이어서 대형건설사들이 모두 관심을 쏟고 있다"며 "이런 시점에 삼성물산이 먼저 치고 나오면서 더욱 긴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일부 건설사들이 부실시공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삼성물산이 적극적으로 수주하겠다고 나서면서 초고층 정비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송재민 (makmin@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