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디폴트옵션 등록만 해도 수익률 3배 가능하다고?

박채희 신한PWM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 PB팀장 2023. 8. 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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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올 7월12일부터 디폴트옵션(사전운용지정제도)이 전면 시행된 가운데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근로자라면 모두가 가입한 퇴직연금, 한국의 10년 연평균 퇴직연금 수익률은 1.92%다.

미국을 비롯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국 사례를 보면 디폴트옵션제도 도입으로 10년 연평균 6~8% 정도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한 주요국 대비 3배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한국도 의무화한 디폴트옵션제도를 활용해 선진국과 같은 높은 수익 달성 방법을 알아보자.


퇴직연금 종류, 어떻게 구분되나


퇴직연금은 기업이 근로자의 노후 보장을 위해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퇴직금)를 회사가 아닌 금융회사에 맡기고 기업 또는 근로자의 지시에 따라 운용해 근로자 퇴직 시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퇴직연금의 종류를 보면 DB(확정급여)형은 퇴직금액이 정해져 있고 회사가 운용·관리하는 유형, DC(확정기여)형은 회사가 납입하고 근로자가 자유롭게 운용하는 유형, IRP(개인형 퇴직연금)는 개인이 납입·운영하고 근로자가 재직기간에 가입해 퇴직일시금 외에 연간 1800만원까지 추가 납입 가능해 9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 퇴직시 퇴직금 수령 계좌로 활용 가능하다.


디폴트옵션은 무엇일까?


디폴트옵션은 DB형을 제외한 DC형과 IRP에만 적용되는 제도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디폴트(기본값)을 정해 놓고 내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을 때 일정기간(4주~6주)이 지나면 현금성 대기자산 같은 저금리 상품이 아닌 사전지정상품으로 자동으로 매입되는 제도다.

한 번 지정으로 가입자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또한 언제든지 금융사별로 디폴트옵션 상품은 변경이 가능하고 6주 간의 대기 없이 바로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운용도 가능하다. 디폴트옵션 상품을 언제든지 일반상품으로 변경도 가능하다.

7월12일부터는 각 금융사의 원리금보장상품 만기 자동재예치가 전면 중단되고 디폴트옵션 등록을 지정하지 않으면 저금리 현금성 대기성자산으로 운용되니 디폴트옵션을 사전에 등록하는 것을 추천한다.


퇴직연금 343조… 수익률은 쥐꼬리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공시된 퇴직연금 공시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343조원에 달한다. 2021년 말(300조원)에 비하면 2년 새 43조원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상품 비중의 87%인 299조원이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 가입돼 있다.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공시자료를 기반으로 보유 비중을 가중평균해 산출한 10년 장기수익률은 연평균 1.92%로 추정된다.

퇴직연금 시장 343조원 시대로 매년 불입액은 늘어나고 있지만 10년 장기수익률은 연평균 1.92%에 불가하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거의 원금수준이다.

정부는 거의 방치된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 디폴트옵션을 의무화하는 법을 시행하는 것이다. 2020년 기준 OECD 국가 중 한국, 체코, 에스토니아, 슬로바키아 4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해 연평균 6~8%에 달하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DC형 퇴직연금 (401K)의 67.8%가 주식에 투자돼 있으며 최근 10년간 연평균 8%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10년 평균수익률 1.92%와 비교하면 3배에서 4배가량 높다.


퇴직연금 깨워 행복한 노후 대비하자


여유자금 저축이 힘든 현실, 수익률을 높이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우리가 수년 동안 방치해 온 퇴직연금을 지금부터라도 깨워서 안정된 노후를 위해 활용하면 행복한 노후에 한걸음 더 다가갈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디폴트옵션 상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디폴트옵션상품은 위험정도에 따라 정기예금과 같은 원리금보장형과 생애주기펀드(TDF), 밸랜스드펀드(BF,자산배분,혼합형펀드), 스테이블밸류펀드(SVF,채권형펀드), 사회간접자본펀드(SOC) 등의 펀드로 구성돼 있고 투자위험도에 따라 초저위험→저위험→중위험→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안전자산이 높을수록 위험도가 줄어들게 설계돼 있다.

다만 디폴트옵션상품이라고 해서 모두 수익이 좋은 것은 아니다. 모든 상품이 원금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퇴직연금 특성상 장기분산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시장초과 수익추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퇴직연금 운용성과를 제고하고자 매 분기 디폴트옵션 수익률과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계획하고 올 1분기와 2분기 수익률을 공시했다. 296개 승인상품 중 223개가 판매 운용 중이며 상품의 6개월 평균수익률은 약 5.8%로 퇴직연금 10년 평균 수익률인 1.92%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6개월간 짧은 기간의 공시이긴 하지만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각 금융사들도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문적인 운용역량을 갖추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 가입자의 운용부담을 그만큼 경감시켜줄 것으로 예상된다.

초저위험상품은 변동성이 낮은 대신 낮은 수익률이 기대되고 고위험상품은 변동성은 크지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가입자들은 본인의 위험성향과 목표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정부 공시자료도 잘 살펴 변동성이 같으면 수익률이 높은 상품으로 선택하는 것이 수익률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폴트 옵션 공시 수익률 현황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또는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매분기 확인할 수 있다.

박채희 신한PWM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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