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마스크걸’ 악인 아닌 돌아이…가장 안타까운 캐릭터” [MK★인터뷰①]
‘마스크걸’,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톱10(비영어) 부문 2위
고현정 “외모 덕을 봤지만 모미 입장 이해돼”
우아하고 청순한 줄 알았던 고현정이 죄수로 분했다. 성공적인 연기 변신이었다.
고현정의 첫 OTT 데뷔작은 지난 18일 공개된 ‘마스크걸’이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에 ‘마스크걸’은 공개 3일 만에 280만 뷰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비영어 부문 시리즈 2위에 올랐다.
“저는 아직 실감을 잘 못 하겠는데, 주위에 지인들이 연락을 많이 해주셔서 ‘진짜 그런가?’ 그러고 있다. 이 작품에 퍼즐 한 조각처럼 저도 참여한 거라서 작품이 인기가 많고 해외에서도 인기 있으니까. 난생처음 알게 되니까 ‘진짜인가?’ 지금까지는 재미있어 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적인 만족도는 좋다. 촬영할 때도 굉장히 배려도 많이 받고 촬영 현장이 아름다웠다. ‘이런 작품도 내가 하게 되는구나. 평화롭게’. 너무 좋았어서 작품으로 나오기 전에도 만족도 좋았고, 여러분 앞에 온에어 된 후에도 화제가 많이 되는 것 같아서 만족도가 높다. ‘역시 현장이 좋으면 결과도 좋구나’ 그러고 있다.”
Q. 피와 흙을 묻힌 분장을 하고 격렬한 액션을 해서 힘들었을텐데, 만족도가 높다는 게 놀랍다.
“분장하는 걸 좋아한다. 연기를 절대적으로 도와주지 않나. 분장 도움을 많이 받으니까 저는 더해달라고 했다 좋았다.”
“크게 충격적이진 않았다. 전체적으로 시나리오가 무리하지 않았다. 무리한 부분없이 잘 읽히고 마지막 엔딩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장르물을 처음 해서 기뻤고, 잘 기회가 오지 않은 기회인데. 한 사람을 세 명이서 하는 게, 쉽게 오지 않는다. 그런 게 반가워서 꼭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Q. 3인 1역을 연기하기 어렵지 않았나.
“별로 어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어떤 분은 돌 사진을 보면 ‘어머 이거 누구야?’ 이런 경우가 있다. 요즘에는 초등학교 때 사진, 20대 사진, 40후반대 보면 다 다른 사람으로 느껴질 때가 있지 않나. 특히나 외모지상주의 이야기를 풀고 있고, 외모에 좀 빠져서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외모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걸 못 하고 마스크를 쓰고, 그 사람이 수술을 통해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충분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서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Q. 마지막 모미로 등장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을 것 같다. 전 모미들과 다르게 감정을 억누른 듯한 말투도 인상적이었다.
“앞서 한 배우들의 장면을 거의 보지 않았다. 축은 10년 동안 교도소에 있던 사람이었다.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고민했던 것 같다. 모미는 10년 동안 아마 힐링한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교도소가. 나나 씨가 보여준 장면도 있고, 교도소에서 바보처럼 있었을 것 같지 않고, 정해진 장소에서 10년이상 있으면 패턴이 생기고 루틴이 있으니까 그것대로 흐르면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고 살아가는 상태, 멈춰있는 그런 상태였을 것 같다. 그런 사람의 텐션은 어떨까, 그게 모미라면 어떤 텐션일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Q. 가장 만족했던 신이 있다면?
“탈출해서 달리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김경자의 집을 내려다보지 않나. 그때 모미 얼굴이 잠깐 보이는데, 그때 만족했다. 연기에 만족하기보다 그 기분에 만족했다. 김경자의 집을 보면서 장악했을 때, 모미의 시선 안에 컨트롤 할 수 있게 보일 때 어떤 표정을 지을까. 웃음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슬픈 모습도 아니고. 그냥 괜찮은 표정은 어떤 표정일까 고민했는데, 넷플릭스 마스크걸판을 보고 괜찮아서 만족했던 것 같다.”
“악인은 아닌 것 같다. 돌아이. 돌아이라고 말씀드린 게 적당한 표현을 못 찾아서 그런데, 저는 모미가 안타까운 친구다. 문제가 있으면 문제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를 있는데. 어릴 때는 귀여우니까 탤런트에 박수을 쳐주다가, 나중에는 재능은 있어도 외모 때문에 박수를 못 받으면 속상하지 않나. 근데 그걸 가족들로 채워져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외모 때문에 그렇다고 매몰되어 있는데 안타깝다. 해결 방법이 많았을 텐데, 그 방법이 아니어도. 마스크를 쓰게 돼도 외모 플러스 관종끼도 있고 박수받고 인정 받는 걸 원하니까 야한 춤을 추고. 외모에만 꽂혔으면 마스크걸이 됐을 필요도 없을 텐데, 인정받고 박수받고. 외모가 걸림돌이 되는 건데, 그 세 가지를 해결하기 위해 택한 것이 너무 안타까운 선택이었다 싶다.”
Q. 모미는 딸 미모를 죽이려는 김경자에게 주오남(안재홍 분)의 딸이라는 점을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궁금하다.
“말해야될 이유도 없는 것 같다. 주오남을 좋아하지 않지 않았나. 자기가 생각하는 외모, 출중한 사람들에 대한 동경, 그거에 부합되지 않은 사람이고. 김경자와 나누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 모미 상태로 봤을 때 누구의 아이고 근원이 어디고, 이걸 김경자에게 말했다고 해도 혈연관계로 얽히는 건 머릿속에 없었을 것 같다. 말할 이유도 없는 거죠. 왜 말하지? 주오남의 아인지 어떻게 아냐. 혹시 모르는 거다. 가장 확실한 건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는 것에 집중하지 말고, 모미의 딸이다. 거기에 집중했으면 한다.”
Q. 고현정은 1989년 미스코리아 선 출신으로, 대한민국 대표 미녀다. 어렸을 때부터 예뻐서 모미 입장을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저는 일등을 한 적이 없다. 근데 저는 외모 덕을 봤죠. 안 봤다고는 할 수 없는데. 외모 덕만 있다고는 그 이야기만 듣기 싫어서 무던히 채웠던 것 같다. 이해된다. 저도 저보다 예쁘고, 그런 사람들에게 치여보고 그랬다. 밀려도 보고. 한때 주체못하는.. 살 때문에 직접적으로 느낀 적도 있다. 그렇지만 배우가 아닌데, 배우의 사정을 다 알 수 없지 않나. 그렇듯이 저도 알고 느끼고 이해하고 그렇지만 그것 때문에 삶의 지장을 받고, 심각하게 그런 경험을 하신 분들이 느꼈을 디테일은 모를 수 있죠. 근데 제가 겪는 걸로는 저도 겪은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기대해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한테 실망한 부분도 있고. 그렇지만 아직은 현역 뒤편으로 보내지 마셨으면 한다. 다방면에서 저는 장르물도 보고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밝은 것도 많이 하고 싶다. 쓰임이 다양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고, 그래서 ‘마스크걸’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정말 너무너무 기뻤다. 이고 지고 가고 제가 다 끌고 가고. 잘되면 평타, 못되면 저 혼자 다 안았다. ‘고현정 뭐 어떻게 됐다’ 부담스러웠다. 저도 도움을 받고 저도 일원이 돼서 같이 협력하고 같이해냈다는 기쁨을 느끼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 그런 면에서 너무 기쁘다.”
Q. ‘마스크걸’ 속 가장 안타까운 캐릭터는 누구인가.
“모미다. 병을 앓고 있고, 본인이 알고 있다. 하는 것마다 최악의 선택을 한다. 살면서 가지 않아도 될 교도소를 간다. 거기서 또 탈출을 감행한다. 탈출해서 김경자의 모성을 마주하면서 부럽기도 했을 것 같다. 김경자가 ‘내 아들’을 이라고 하는 걸 부러웠을 것 같다. 본인은 본인 딸을 보면서 말하지 못했으니까. 안타까운 인물 중에 가장 안타깝지 않나. 그래서 마스크걸이지 않나. 마지막에 미모가 박수받고 찬란했던 모미의 어린 시절 영상을 보지 않나. 그때 그 시간으로 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시간이 마스크걸의 엔딩이지 않을까. 모든지 가능했을 그 시절, 재능을 확인하고 박수를 받던 그 순간으로 끝났을 때, 안타까운 사람들에게 이 장면은 메시지지 않을까 싶다. 혹시.. 그런 생각을 한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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