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시대, 원전이 최대 수혜 맞네… 원자력 ETF 상승률 ‘쑥’

정현진 기자 2023. 8. 30.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나 원자력의 주원료인 우라늄 생산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이들이 인기를 끄는 것은 최근 세계 주요국이 잇따라 원전 확대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탄소 중립을 목표로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앞장섰던 이 국가들은 약속한 기한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자, 원전 가동을 슬금슬금 늘리고 있다. 이에 국내 원전 설계·제조업체와 해외 우라늄 생산 업체에 대한 투자 수요가 커지는 모습이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30일 기준 국내 상장된 원자력 관련 ETF는 총 3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STAR글로벌원자력iSelect’ ETF의 최근 3개월간 상승률은 전날까지 19.87%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0.44%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가 7.27% 상승한 데 비하면 크게 올랐다.

이 ETF는 편입 종목 시가총액의 30%를 국내 기업에, 70%를 해외 기업에 투자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11.83%), 현대건설(4.19%), HD현대일렉트릭(2.35%) 등 원전 건설업체와 전력기기 제조업체가 편입됐다. 해외 기업 중에서는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 업체인 카메코(Cameco·25.82%), 원전 기자재 생산업체인 BWX테크놀로지(20.55%), 우라늄 채굴 업체인 넥스젠에너지(6.49%)와 우라니움에너지(4.36%)가 포함됐다.

같은 기간 ‘ACE 원자력테마딥서치’ ETF, ‘HANARO원자력iSelect’ ETF도 각각 10.34%, 12.74% 올랐다. 이 두 종목은 모두 국내 원자력 산업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29일 기준 순자산총액은 각각 85억원, 76억원이다.

미국에 상장된 원자력 ETF도 상승세다. 미국 ETF닷컴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글로벌 X 우라니움(URA)’ ETF는 최근 3개월간 15.04% 올랐다. URA는 글로벌 우라늄 생산·채굴 기업에 투자한다. ‘스프랏 우라니움 마이너스(URNM)’ ETF는 20.49%, ‘반에이크 우라니움 뉴클리어 에너지(NLR)’ ETF도 13.02% 올랐다. URNM도 URA와 같이 우라늄 관련 기업 위주, NLR은 원자력 산업 전반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한다.

이 기간 세계 모든 국가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MSCI ACWI ETF가 4.15%, 다우 존스 지수를 추종하는 ‘다우존스 인더스트리얼 에버리지(DIA)’ ETF는 4.44% 오르는 데 그쳤다.

원자력 ETF의 수익률이 상승하는 것은 세계 각국이 원전을 확대하거나 기존 원전의 가동 기한을 늘리는 등 원전 산업을 다시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를 포함해 세계 주요국은 2025~2030년 내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후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힘써왔다. 하지만 탄소 중립 목표 기한이 다가오는 와중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탄소 배출이 없고 비용 대비 발전량이 많은 원전 의존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달 초 스웨덴은 약 43년 만에 최소 10기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는 2035년까지 6기를, 영국은 2050년까지 최대 8기의 신규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다. 2003년 ‘탈원전 선언’을 통해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의 가동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던 벨기에도 올해 초 원전 가동 기한을 10년 연장하기로 했다. 전 세계에서 사실상 계획대로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한 국가는 독일뿐이다.

증권가에서는 원전 관련 ETF가 상승 모멘텀을 맞이했다고 본다. 원전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가, 최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대형 원전에 비해 안정성이 확보된 소형 원전의 수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 규모는 연평균 3.2% 성장하며 2035년까지 630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URA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것을 추천하면서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대한 압박과 러시아-우크리아니 전쟁 이후 지속되는 에너지 수급 압박에 원전 수요가 재개되고 있다”면서 “최근 SMR의 수주 이슈도 부각되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