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 후반기 거센 여풍…여성 최초 다승왕 나올까

손지영, 33회차까지 28승 ‘다승 2위’
29승 조성인·27승 김민준 등과 경쟁

손지영. 사진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후반기 경정 여자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전반기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매회차 남자 선수들을 상대로 매서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경정의 여자선수는 전체 144명중 24명으로 17% 정도 비중이다. 15∼16기에서 비교적 많은 여자 선수들을 선발했으나 여전히 남자 선수들에 비해 비중은 현저히 적은 편이다.

요즘 활약이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우선 손지영(6기)이다. 최근 출전했던 33회차까지 28승(다승 2위)을 올려 조성인(29승), 김완석(27승), 김민준(27승) 등 강자들과 다승부문 선두권 경쟁을 하고 있다. 기복이 없는 경기력을 고려할 때 첫 여자 다승왕도 결코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손지영과 6기 단짝인 안지민의 활약도 못지않다. 우승은 12회 정도지만 준우승은 19회로 입상률만 보면 오히려 손지영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특히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는 점이 인상적이다.

3기 최고참들 중에서는 이지수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3기는 그동안 박정아, 이주영 등이 붙박이 강자로 활약해 왔다. 그런데 올 시즌 이들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이지수는 남자 못지않은 강력한 스타트를 앞세워 후반기 A1등급에 안착했다. 다만 34회차에서 플라잉 위반을 범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복귀 후 스타트 자신감을 얼마나 빨리 회복할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박설희(3기), 반혜진(10기)도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 들어서 확실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고참급에 비해 세대교체를 이끌어갈 젊은 여자 선수들의 활약은 다소 아쉬운 편이다. 한때 여자 최강자급 위치까지 올랐던 김인혜(12기)는 5월의 플라잉 여파로 인해 후반기 출발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스타트 감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조만간 예전의 활약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자 선수들의 최대 강점은 역시 남자 선수들에 비해 가벼운 몸무게다. 최악의 모터를 배정 받지 않는 이상 기본을 상회하는 직선력을 끌어올리며 경합을 펼칠 수 있다. 온라인 경주에서도 이점을 가지고 있어 부진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전문가들도 “후반기 여자 선수들의 상승세는 분명 미사리 수면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며 “특히 막내급인 15기, 16기 여성 선수들의 기량 발전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이변의 축으로 주목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