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도 코스피 상승은 '제한'…외국인 장바구니 살펴보니

이용성 2023. 8. 3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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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8월 코스피 7021억원 순매도
20거래일 중 15거래일 팔아 치워
관망 심리 유입…매도세 속 車·2차전지 매수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잭슨 홀 미팅에 대한 우려는 넘었지만, 여전히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는데다 미국의 고용·물가지표 등 주요 경제 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유입하면서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코스피의 추가 상승이 막혀 있다. 다만, 외국인은 ‘셀 코리아’를 하는 상황에서도 가격 이점이 있고, 성장 여력이 남아 있는 자동차, 2차전지 등 종목들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75포인트(0.34%) 오른 2552.16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543.41)보다 7.35포인트(0.29%) 오른 2550.76에 개장해 255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장을 마쳤다.

잭슨 홀 미팅 등 고비를 넘었지만, 지수 상승은 제한적이다. 증권가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인플레이션 지표가 증시 친화적으로 나와야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거래 대금이 부진하면서 코스피 상승세는 다소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난다”며 “주요 경제 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유입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코스피 지수가 제한적인 흐름을 보이는 배경에는 관망심리의 확산으로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의 수급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코스피를 이날 기준 총 20거래일 동안 15거래일 동안 순매도세를 유지했다. 코스닥은 20거래일 중 11거래일 동안 팔았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를 7021억원, 코스닥에서는 4931억원 규모의 매도 물량을 시장에 내놨다.

외국인이 ‘셀 코리아’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업황이 개선될 여지가 있거나 성장 여력이 남아 있는 종목들은 사들였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22일~29일)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다. 외국인은 지난 일주일간 코스피에서 2309억원을 순매도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3거래일 연속 매수하며 911억원을 매수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555억원)이 뒤를 이었다.

두 종목 모두 2차전지와 관련된 종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대표적인 배터리 셀 업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 기준 전 세계 주요 배터리 셀 업종 내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최근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주력한다면서 △흑연 △폐 배터리 △동박 원료 △리튬 등 네 가지로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에코프로(086520)와 엘앤에프(066970)를 각각 3618억원, 219억원 순매수했다. 에코프로와 엘앤에프는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같은 기간 외국인은 기아(000270)와 현대차(005380)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외국인은 기아와 현대차를 각각 470억원, 351억원 순매수하며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각각 3위, 5위로 올렸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상반기 세계 차량 판매는 총 365만대로, 일본 도요타그룹(541만대)과 독일 폭스바겐그룹(437만대)에 이어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외에도 외국인은 조선주인 한화오션(042660)과 삼성중공업(010140)을 295억원, 221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7위, 12위에 올랐다. 건설·기계 업종인 두산밥캣(241560)과 HD한국조선해양(009540)도 각각 15위, 18위에 위치하며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 연구원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향후 실적 및 업황 경계감에 부진했던 업종들의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특히 주도주이면서 가격 이점과 실적개선, 외국인이 매집을 지속한 자동차, 기계 등 업종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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