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시대 주택대출 전략…"고정금리로 갈아타라"

유은실 2023. 8. 3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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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최고 금리 7% 턱 밑…"금리 상승 연말까지 지속"
금리 리스크 클수록…"대출 리모델링, '장기', '안정'으로"
"기존 차주들, 원금·대출 전환 비용 고려해 갈아타야"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 등 국내 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서민들은 늘어나는 이자 부담에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이날 1억원을 대출받은 사람의 경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 기준(40년 만기·원금균등)으로 이자부담을 단순 계산하면 연간 약 348만원에 이른다. 코로나 시기 2%대 저금리 기조에서 돈을 빌린 사람과 이자만 연 248만원 차이가 난다.

지속되는 금리 상승기에 전문가들은 “신규 대출자와 기존 대출자 모두 대출 출구 전략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나타나는 요즘 같은 고금리 시기엔 고정금리 대출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긴 하지만, 원금·이자·중도상환수수료율 등을 고려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전략으로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지난달 18일 오후 경기 수원시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 금리 변동기…변동·고정 주담대 ‘고공행진’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7% 턱밑까지 올라왔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96~6.958%,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3.83~6.339%를 기록했다. 7월31일 기준으로 변동형(4.08~6.06%)과 고정형(3.76~5.81%) 상단 금리는 한 달 새 각각 0.898%포인트, 0.529%포인트씩 올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도 이달 주담대 금리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미국 국고채 금리 때문이다. 이달 21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장중 4.35%를 돌파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를 우려한 심리가 작용하면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미 국채 금리와 연동되는 경향을 보이는 국내 은행채 등 채권 금리도 덩달아 상승했다. 은행채는 국내 고정형 주담대의 재료가 된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은행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는 4.343%로 집계됐다. 전 영업일인 25일 기준으로 최근 5개월내 최고 금리인 4.389%를 기록한 뒤 소폭 감소한 모습이지만, 8월 은행채 금리 그래프는 꾸준히 우상향 추세다. 이달 초(4.251%)와 비교하면 약 한 달만에 무려 0.92%포인트가 뛰었다.

문제는 향후 미 국채 금리 상승과 국내 주담대 금리 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점이다. 김남종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파월 연준 의장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데다 미국 경기가 생각보다 양호한 수준이라, 미국 통화정책상 현재 긴축에서 완화로 방향성을 틀 만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우리나라 시장금리가 미국 국채와 연동되는 부분이 있어, 연말까지 금리상승 분위기는 비슷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녹록지 않은 주담대…“원금 상환 우선에 둬야”

변동금리뿐만 아니라 고정금리도 오름세인 데다, 금리 수준이 높은 탓에 대출자들은 갈아타기가 녹록지 않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존 차주라면 고정금리 전환에 따른 비용을 계산한 뒤 ‘갈아타기’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원금 상환 기간을 꼼꼼히 계산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신규 대출이 필요한 차주들도 마찬가지다. 고금리 시기엔 대출액을 최대한 줄이는 게 바람직하지만,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이자 상한선을 둔 주담대 상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2~3년 전 코로나 시기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여력이 있어도 원금 상환을 하지 않는 차주들도 많았는데, 이젠 금리 상승 가능성이 더 높은 시기”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원금 상환을 우선에 두고 안정적인 여건을 만든 다음, 대출 이후 2년이 지난 시점이라면 중도상환 수수료 등을 철저히 계산해서 대출 출구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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