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차 '공해 배출' 요금 런던 전역 확대…"항의시위 유발"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초저배출구역(ULESZ)은 대도시의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29일(현지시간) 런던 전역으로 확대됐지만, 이미 가계가 재정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조치는 광범위한 비난을 받았다고 AP,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정부 기관인 런던교통국(TfL)에 따르면, ULES는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차량의 수를 줄임으로써 런던의 공기를 맑게 하는 것을 돕기 위해 크리스마스를 제외한 연중 매일 24시간, 일주일에 7일 시행된다.
AP에 따르면 ULEZ로 알려진 런던의 계획은 2006년 이전에 생산된 대부분의 휘발유 자동차와 밴 및 2015년 이전 생산된 디젤 차량에 대해 일일 12.50파운드(약 2만1000원)의 요금을 부과한다.
런던교통국은 "ULEZ 배출가스 기준에 맞지 않는 차량을 이용해 지역 내에서 단거리 이동을 하는 사람들은 하루 12.5파운드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런던교통국은 "공기질이 좋지 않은 것은 런던 시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주로 차량을 오염시키는 것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또 관련 연구를 인용하면서 "도로 교통은 런던에서 이산화질소와 미립자 물질 배출의 가장 큰 원인이다"라고 덧붙였다.
런던의 ULEZ는 2019년 사디크 칸 런던 시장에 의해 도입됐다. 처음에는 런던 중심부만 적용했다가 2021년에는 북부순환도로와 남부순환도로 내의 지역으로 확장됐다. 현재는 런던의 32개 자치구 모두를 포함한다.
사디크 칸 시장은 이 확장이 "500만명의 런던 시민들이 더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그것은 중요한 결정이고 옳은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칸 시장은 또 소셜미디어에 "어떤 수준의 대기 오염도 안전하지 않다"고 썼다.
전문가들은 ULEZ가 런던 도심과 외곽 양쪽의 런던 시민들에게 공기를 정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해로운 이산화질소의 감소는 수백만 명의 삶에 긍정적인 차이를 만들 것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런던 외곽의 일부 교외 주민들은 지난해 말 물가 상승률이 11%를 기록한 생활비 압박 속에서 감당하기 힘든 새로운 지출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AP가 전했다. 런던 외곽은 도심보다 자동차 소유율이 높고 대중교통 이용은 적은 편이다.
최근 런던 남부의 혼잡한 도로 옆에서 수십 명의 ULEZ 반대자들의 시위에 동참한 한 시민은 ULEZ 조치에 대해 "그것은 가난한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만들 것"이라며 "나는 벌금을 낼 돈이 없고 내 차를 교체할 돈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ULEZ 요금이 노동자 가정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사람들과 가족들이 생활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나는 그것이 옳은 우선순위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것이 옳은 일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그것을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수낵 총리가 말했다.
긴급출동 등을 제공하는 영국 자동차서비스회사(RAC)는 "7월 말에 ULEZ 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런던 지역에 최대 70만대의 자동차가 있을 수 있으며, 이 수치는 운전자들이 런던 지역으로 통근하기 위해 사용하는 차량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RAC의 도로 정책 책임자는 "런던의 공기를 정화하는 원칙은 옳은 것이지만, 그것(ULESZ)은 운전자들이 생계비 위기를 겪는 동안 그들의 차량을 교체할 여유가 없는 때에 왔다"고 말했다.
자동차를 사고파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카와우(carwow)에 따르면, ULESZ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 차량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의 44%가 ULES 확장이 ULES 내부에 거주하든 그렇지 않든 자동차의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AP는 "(공기를) 오염시키는 차량의 운전자들에게 요금을 부과하려는 런던의 계획은 시위를 유발하고 정치적 격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런던의 교통 카메라가 공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29일 런던 전역에서 시행된 오래된 차량에 대한 오염 방지 조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의해 번호판 판독 카메라 수백대가 손상 혹은 분리되거나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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