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혼란 키운 ‘공보참사’… 온열질환 개념 몰랐던 조직위 [관가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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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잼버리는 처음"이라는 뼈 있는 총평과 함께 지난 11일 막을 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부실한 준비와 무성의한 운영 앞에서 한국의 국제행사 실행력이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참사였다.
최 사무총장이 "온열질환자 400여명"을 언급한 뒤 기자들의 질문은 잼버리 영지 내 충분한 치료시설(병상)이 있는지, 행사를 이어 갈 수 있는지 등의 질문으로 이어졌고, 이는 영지 내 병상 부족 등을 우려하는 보도로 전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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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은 150여명 집계 대혼란
사실 대부분 탈수 등 ‘열피로’ 증세
“여행하는 잼버리는 처음”이라는 뼈 있는 총평과 함께 지난 11일 막을 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부실한 준비와 무성의한 운영 앞에서 한국의 국제행사 실행력이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참사였다. 사회간접자본(SOC) 조기 착공을 노린 잼버리의 수단화, 책상머리에서 짠 일정대로 행사를 밀어붙인 현장에 대한 몰이해, 자리는 많으나 책임은 없었던 컨트롤타워 부재 등 실패의 원인은 차고 넘친다. 여기에 잼버리 행사 도중 ‘공보 참사’가 초반 혼란을 키운 기폭제가 됐던 정황이 29일 뒤늦게 확인됐다.
잼버리가 실패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퍼진 건 개영식 다음날인 2일 오전 브리핑 직후부터였다. 최창행 잼버리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전날 하루에만 400여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히면서다.
4만 3000여명이 참가한 잼버리에서 하루 만에 400여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다는 브리핑은 긴급 속보로 내외신에 타전됐다. 그런데 400여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놀란 곳은 따로 있었다. 당시 사상 처음으로 폭염 때문에 꾸려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였다. 중대본이 집계한 온열질환자는 지난 1일 89명, 2일 67명이었는데 새만금에서만 400여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나왔다는 사무총장의 브리핑이 나오자 집계가 제대로 된 것인지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
확인 결과 혼선은 최 사무총장이 온열질환의 개념을 잘못 파악한 데서 비롯됐다. 온열질환은 무더위에 노출돼 숨쉬기조차 어려워져서 사망할 수도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당시 새만금에서 400여명이 호소한 증상은 의학적으로는 ‘열피로’ 증세였다. 열피로는 땀을 많이 흘려서 탈수가 일어난 상태로, 물과 염분을 보충하고 쉬면 회복되는 정도의 증상이다. 물론 열피로는 온열질환의 전조증상인 데다 당하는 사람이 극심한 고통을 느낀다는 점에서 즉시 치료가 필요하지만 온열질환보다는 덜 심각한 병증이다.
최 사무총장이 “온열질환자 400여명”을 언급한 뒤 기자들의 질문은 잼버리 영지 내 충분한 치료시설(병상)이 있는지, 행사를 이어 갈 수 있는지 등의 질문으로 이어졌고, 이는 영지 내 병상 부족 등을 우려하는 보도로 전파됐다. 최 사무총장의 브리핑 이후 몇 시간 뒤인 이날 오후 조직위가 “중증 환자는 없다”고 밝혔지만 내외신이 이미 “온열질환자 400여명”을 전한 뒤였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현장 점검 중 화장실 변기를 닦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모친상 직후임에도 이틀 동안 야영을 하면서 수습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일은 잼버리 ‘초반 실수를 만회한 극복담’이 되지 못하고 ‘패전 속 미담’에 그치게 됐다.
이은주·홍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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