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에도 ‘정율성 공방’… 뿌리 깊은 이념 논쟁에 격해진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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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 정율성 공원 조성, 국방부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계획으로 때아닌 '이념 논쟁'이 정치권을 달구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철학으로 '이념'을 꼽으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정율성 공원과 관련한 국회 내 이념 논쟁은 12년 전에도 있었을 정도로 뿌리가 깊어 공방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의 '이념 공방'의 중심에는 광주 출신 중국 귀화 작곡가인 정율성에 대한 논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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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쟁 탈피, 협치 유도 의미”
野 “자기 생각과 다르면 적인가”
박민식 “정율성에 한 푼도 안 돼”
2011년 국감서… 혼란 가중될 듯
광주시의 정율성 공원 조성, 국방부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계획으로 때아닌 ‘이념 논쟁’이 정치권을 달구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철학으로 ‘이념’을 꼽으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정율성 공원과 관련한 국회 내 이념 논쟁은 12년 전에도 있었을 정도로 뿌리가 깊어 공방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연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이념 언급은) 국정철학,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강조한 것 같다”고 밝혔다. 전날 윤 대통령은 연찬회에서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뒤로 가겠다고 그러면 안 된다”면서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철학이 이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과 싸우겠다는 것이냐’는 해석이 나오자 선을 그은 것이다.
이념의 의미에 대해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자유민주주의”라고 풀었고 성일종 의원은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정쟁만 할 게 아니라 국가를 제대로 끌어갈 수 있는 철학과 이념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협치를 논하자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서 “국민, 특히 반대파에 대한 대통령의 겸손한 태도가 결핍돼 있다”고 비판했다. 조오섭 의원은 민주당 워크숍에서 “획일적 생각만 강요하며 자기의 생각과 다르면 적으로 모는 대통령은 문제가 있다”고 직격했다.
정치권의 ‘이념 공방’의 중심에는 광주 출신 중국 귀화 작곡가인 정율성에 대한 논란이 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일성 나팔수’에게 세금을 쓰지 말라는 게 이념 공세냐”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 혈세는 대한민국 존립과 국익에 기여한 분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 단 한 푼도 반국가적 인물에게 쓰여선 안 된다”고 썼다.
‘정율성 논란’은 이미 2011년 한국방송공사(KBS) 국회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과 광주 지역 의원들은 KBS가 ‘13억 대륙을 흔들다 음악가 정율성’ 다큐멘터리를 ‘불방’ 결정한 것을 문제 삼았다.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장병완 의원은 “백선엽 다큐와 이승만 다큐는 강행하면서 정율성 다큐를 불방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시 김인규 KBS 사장은 “중국에서는 영웅으로 추대받지만 6·25전쟁 때 직접 조선인민군 구락부 부장을 지냈고, 팔로군 행진곡을 만들었는데 추후 인민해방군가로 정식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우리 광복절 근처에 방영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후 해당 다큐는 2012년 한중수교 20주년을 맞아 방송됐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014년 법정 제재인 ‘주의’ 처분을 하는 등 논란은 계속됐다. 그간 ‘정율성 논란’이 한중 관계와 반공 이슈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 왔기 때문에 이번 ‘정율성 공원 조성’ 문제 역시 매듭을 짓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정치권에서 나온다.
명희진·손지은·김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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